[포토] 롯데 이대호, 자...여기 방망이!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12일 문학 SK전에서 0-1로 뒤진 3회 전준우가 파울 타구로 타석에 돌아오자 배트를 집어주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롯데가 이른바 ‘죽음의 7연전’을 슬기롭게 넘겼다. 키움 LG NC 등 상위팀과 7경기에서 4승 3패로 선전했다. 5위 두산과 3.5경기 차(21일 현재)로 여전히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살아있는 상태다. 여전히 가시밭길이지만 롯데 허문회 감독이 집단 최면을 건 것처럼 음력 8월에 치고 올라간다는 ‘음팔치올’을 굳게 믿는 분위기다.

롯데는 타선의 힘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상승기류를 탈 수 있다. 폭염이 물러가고 선선한 날씨가 지속되면 아무래도 경험 많은 베테랑들에게 유리하다. 이른바 ’빅 5’로 불리는 이대호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 안치홍이 건강하게 경기를 치르면 기본 이상은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민병헌은 두산, 안치홍은 KIA에서 각각 우승한 경험도 있어 시즌 막팍 체력저하 때 경기를 풀어가는 노하우도 풍부하다. 베테랑들의 시너지효과는 롯데가 가을잔치행 티켓을 거뮈지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건이기도 하다.

[포토] 롯데 정훈, 어제 사라진 홈런 기록... 오늘 다시?
롯데 자이언츠 정훈과 손아섭이 문학 SK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베테랑들의 신뢰는 두텁다. 롯데 전준우는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특별히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각자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행동한다. 감독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하자’고 당부하시지 않았나. 고지가 잡힐 듯 가까이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마음을 다잡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고 경기 흐름을 끌어 오면 후배들도 편하게 타석에 임할 수 있다. 상대 투수와 카운트 싸움을 하는 등의 노하우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소다. 공격 혈이 막힐 때 볼넷을 골라내거나, 호쾌한 한 방 등으로 후배들의 초초한 마음을 해소시켜주는 것도 베테랑의 역할이다. 9월들어 크고 작은 부상 탓에 완전체로 나선 경기는 거의 없지만, 베테랑들은 결정적일 때 존재감을 과시해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데 힘을 보탰다.

실제로 손아섭은 시즌 타율 0.348에 팀내 최다안타(140개), 전준우는 최다 홈런(18개)에 최다 득점(73점)으로 쌍끌이 활약을 하고 있다. 4번타자 이대호도 홈런 15개를 포함해 팀내 최다인 80타점을 쓸어 담았고, 안치홍도 초반 부진을 딛고 9월들어 가파른 타격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벤치 분위기에 경기력이 크게 바뀌는 롯데 특성을 고려하면, ‘음팔치올’의 키도 더그아웃 분위기를 주도하는 베테라들이 쥐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포토] 롯데, 짜릿한 역전승
롯데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롯데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쟁이 없는 팀”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적어도 빅5는 경쟁 상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이 건재할 때 1승이라도 더 따내 한 번이라도 더 많은 가을잔치에 참가하는 것이 롯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동력이다. 베테랑 시너지효과를 발판 삼아 늦어도 한가위 전에는 5강 입성을 정조준하고 있는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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