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유아인의 도전은 끝이 없다.

유아인이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에서 범죄 조직의 소리 없는 청소부 태인 역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소리도 없이’는 납치한 아이를 맡기고 죽어버린 의뢰인으로 인해 계획에도 없던 유괴범이 된 두 남자의 위태로운 이야기를 그린 영화.

무엇보다 ‘소리도 없이’는 개봉 전부터 유아인, 유재명의 파격 연기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21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소리도 없이’ 제작보고회에는 홍의정 감독과 유아인, 유재명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베테랑’ ‘사도’ ‘밀회’부터 최근 개봉한 ‘#살아있다’까지 작품마다 인상깊은 존재감을 펼쳐온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에서 연기 인생 처음으로 대사 없는 연기에 도전한다. 대사가 없는 만큼 섬세한 눈빛과 세밀한 몸짓이 중요했을 터. 유아인은 “말이 없지만 알 수 없는 소리를 삐져나오는 것을 봐서 소리를 못 내는 친구는 아니다. 전사를 통해 세상에 무언가를 표현하길 거부하기를 거부하는 인물이다”라며 “대사가 없으니 편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도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기뿐 아니라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근면 성실하게 일하는 태인의 생활 연기를 위해 삭발 투혼과 15kg의 체중 증량까지 외적인 변화도 꾀했다. 유아인은 “대사가 없지만 굳이 표정으로 많이 표현하려 하지 않았다. 살도 찌우고 외모를 변화 시켰는데, 그렇게 카메라 앞에 존재하며 생겨나는 기운이 있더라. 상황 자체에 놓으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홍 감독은 “대사가 아니다 보니 현실적인 디렉션을 드리기 어려워 관념적인 말들로 설명해줬는데 하나하나 소중하게 받아주셔서 감사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나쁜 일을 하는 착한 사람’이라는 인물 설정이 독특했다고 덧붙인 유아인은 “어쨌든 범죄자인데 묘하게 밉지 않고 성실한 친구로 느껴졌다. 좋은 삶과 선택 그리고 세상의 선과 악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많은 생각을 남길 인물과 소재”라고 ‘소리도 없이’만의 특별함을 이야기했다.

매 작품 탄탄하고 선 굵은 연기로 사랑받아온 유재명은 범죄 조직의 신실한 청소부 창복 역을 맡아 또 한 번의 강렬한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말을 하지 않는 태인과 대비를 이루며 행동보다 말이 더 많은 인물이다. 유재명은 “말들이 주는 맛을 잘 살려야 했다. 평소에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 툭 나오는 말들을 연구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유아인과 유재명은 모두 작품을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모두 시나리오의 힘을 꼽았다. 유아인은 “홍의정 감독님께서 쓰신 시나리오에서 감동을 받고, 사실 쇼킹했다. 드라마틱하지 않고 익숙할 법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이렇게 조합해서 마음을 자극하는거지라는 생각을 하며 강하게 이끌렸다”며 묵직한 울림과 감동이 있을 영화라고 예고했다. 유재명 역시 “시나리오를 읽고 묘한 경험을 했다. 많은 것들이 담겨있고 풍부하고 상징도 강하고, 담백하고 강렬하다. 배우에겐 행복한 경험이었던 작품이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재명은 유아인에 대해 “선후배를 떠나 처음 보고 나서 ‘팬입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니 굉장히 자유롭고 인간적인 친구더라. 동료로서 편하게 작업했다. 현장에서 ‘우리 정말 잘 맞는 거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탁월했던 호흡을 전했다. 유아인 역시 “정말 격없이 저를 대해주셨다. 민망하고 부끄러웠지만, 어떻게 이런 말씀을 편하게 해주시는지 사랑스럽기도 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소리도 없이’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는 가운데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져 주목받고 있다. 유재명은 “어렵고 힘겨운 시절에 영화를 오픈할 수 있어 감사드린다. 극장을 찾으셔서 좋은 추억 가져가셨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유아인은 “대사는 없지만 진심으로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 영화다. 명확한 답을 던지는 영화는 아니지만 여러분들만의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가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소리도 없이’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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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