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한다는 이유로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안 내는 ‘피부양자’ 중 일부는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와 같은 수억원대 고급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건보료 부과 대상 자동차를 보유한 피부양자는 63만7489명이며, 그 중 자동차 보유 피부양자 중 잔존차량가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자동차는 총 318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혜영 의원실은 “롤스로이스·벤츠·벤틀리 등 3대의 수입차를 보유해 총잔존차량가액만 5억원이 넘는 자동차를 보유한 피부양자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한 피부양자는 소유 차량 대수만 11대에 달했다. 특히 피부양자 소유 자동차 중 차량 평가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자동차는 318대였다.

이처럼 고가의 자동차를 보유한 사람들이 건보료를 내지 않고 피부양자로 남아있을 수 있는 이유는 건강보험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피부양자의 소득과 재산을 산정할 때 전·월세와 자동차는 재산 산정 기준에서 제외해주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피부양자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재작년부터 형제·자매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피부양자가 될 수 없도록 기준을 바꿨다.

또 금융소득과 연금소득, 근로소득 등 연간 합산소득이 3400만원 이상이거나 재산이 과표 5억4000만원을 넘는 경우에는 피부양자에서 탈락시켰다.

하지만 고가의 수입차를 비롯한 자동차와 전·월세를 보유한 이들이 건보료를 전혀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인 직장 가입자는 월급에서 기본적으로 보험료를 내고 ‘보수 외 소득’이 연 3400만원을 넘으면 추가로 보험료를 내고 있다. 직장 가입자도 모든 소득을 합산해 종합소득을 계산하고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최혜영 의원은 “월 100만원만 벌어도 매달 꼬박꼬박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데, 수억 원짜리 자동차를 가졌는데도 피부양자라는 이유로 보험료를 한 푼도 안 내는 것은 건강보험부과체계의 공평성을 의심케 한다”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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