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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강타한 10대 돌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니투어에서 실력을 가다듬고 있는 ‘리틀’ 김민규(17)가 될 성부른 떡잎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김민규는 지난 5일 전북 군산컨트리클럽 리드 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2020 MFS 드림필드 미니투어 9차대회에서 초속 10m 이상 강풍을 뚫고 우승을 차지했다. 쟁쟁한 선배들도 고전을 면치 못한 환경에서도 버디 5개와 보기 5개를 바꿔 이븐파를 지켜냈다. 베테랑 박부원이 1오버파 73타로 분전했지만, 젊음의 패기를 넘지 못했다. 김민규는 지난 4차대회에서 아마추어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낸지 3개월 여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중학교 졸업 후 전문 골프 선수를 목표로 고교 진학 대신 유학을 선택한 김민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해외 활동이 여의치 않자 미니투어에서 실전 훈련을 병행했다. 만 17세가 지난 지난 9월 프로(준회원) 자격을 얻어 KPGA 스릭슨투어 시즌4에 출전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릭슨투어는 포인트 누적 집계 상위 8명에게 정회원 특전을 부여하는데, 김민규는 “시즌 마지막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해 다른 선수들 성적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 올해 준회원과 정회원(투어 프로)을 동시에 따내면 큰 영광이겠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차근차근 올시즌을 마무리해서 내년에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올시즌 코리안투어에서 김주형(18)과 함께 10대 돌풍을 주도한 김민규(19·이상 CJ대한통운)와 동명이인이라 눈길을 끌었다. 큰 민규와 작은 민규 모두 2017년 최경주재단 골프꿈나무로 함께 선정돼 인연을 맺었고, 지난해 스릭슨투어 3회대회 본선 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에는 ‘리틀 김민규’가 2언더파로 공동 9위에 올라 선배를 앞섰다.
184㎝ 88㎏으로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는 김민규는 310야드가 넘는 호쾌한 드라이버 샷이 장기다. 2017년 한국청소년 골프협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1년간 호주 골프 유학을 다녀왔는데 학력 인정을 받지 못해 고교 1학년 나이에 중학교 2학년에 편입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을 맞이했다. 김민규는 고심 끝에 학업을 포기하고 프로 선수의 꿈을 좇기로 결심했다. 그는 “오래 고민하지는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학업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집중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이 매킬로이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 부문에서는 송유승과 박해권, 박정인이 나란히 1~3위에 올라 MFS 맞춤 드라이버와 우드, 하이브리드를 상품을 받았다. MFS골프와 리앤브라더스가 공동주최하고, 군산CC가 후원하는 드림필드 미니투어는 오는 16일 10차 대회가 예정돼 있다. 매달 2회씩 12월초까지 총 14차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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