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도없이 리뷰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배우 유아인이 ‘소리도 없이’로 강렬한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는 강렬함 그 자체였다. 태인 역을 맡은 유아인은 몸무게를 15kg 증량하며 외형부터 달라졌다. 대사 없는 캐릭터를 만났지만 대사보다 짙은 눈빛과 표정으로 화면을 압도한다. 그의 곁에는 범죄 조직의 청소부라는 것과는 다르게 은근히 입 바른 소리를 하는 창복 역의 유재명이 함께해 열연을 더했다. 유괴된 아이 초희 역의 문승아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영화의 깊이를 확장시킨다.

영화는 평화롭게 시작한다. 달걀 장사를 하는 태인과 창복은 시골에서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듯 하다. 그러나 그 뒤에는 범죄 조직의 청소부라는 비밀이 숨어있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 나름의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창복과 그의 영향을 받는 태인 두 사람은 꽤나 순수하고 선한 인물로도 대변된다. 그러나 우연히 맡게 된 초희와의 관계가 형성되면서 태인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맡는다. 자신도 모르게 쌓이는 우정에 일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하고 고립된 삶을 살던 태인에게 초희는 이러한 고민을 안기는 인물이다.

소리도 없이 포스터

여러가지 서사가 아닌 ‘어쩌다 유괴범이 된 두 남자’라는 큰 틀이 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몰입도도 계속된다. 배우들의 열연과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시키는 음악까지 더해져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든다. 보통의 아역배우 역할이 ‘절대선’으로 그려지기 쉬운 것과 달리 초희 역할도 마지막까지 해석의 여운을 남긴다.

‘소리도 없이’는 정말 소리가 없다. 유아인은 대사가 한마디도 없고 다른 인물들도 달변가인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그 여백의 미가 주는 여운은 대단하다. ‘남의 것을 탐하면 불구덩이에 떨어진다’는 마지막 대사도 영화를 대변한다. 정말 소리도 없지만 ‘소리도 없이 우리는 괴물이 되어간다’는 감독의 메시지도 여실히 담겼다.

유아인과 유재명은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배우들이고 충무로의 ‘열일’ 배우지만, 한계 없는 두 배우의 연기변신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하다. 예상을 뒤엎는 뻔하지 않은 전개와 아이러니함의 연속이 만들어내는 결과들도 신선함을 안긴다. ‘소리도 없이’는 충무로의 새로운 문제작 탄생작을 알렸다. 15세 이상 관람가. 99분.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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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