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김창현 감독 대행이 8일 고척 NC전에서 선수들을 박수로 독려하고있다.

2020.10.08.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9G서 6승 목표, 키움 포기하지 않은 2위, 허민 의중?[SS 시선집중]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키움의 정규시즌 최종 목표는 시즌 81승(1무 62패)이다. 81승을 따내면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 김창현 감독대행은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목표는 시즌 2위"라며 "남은 9경기에서 6승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전까지 75승을 따낸 키움이 김 대행의 계산대로 6승을 보태면 81승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경쟁팀의 승패에 따라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잔여 일정과 팀 분위기 등을 고려한 수치다. 2위 LG가 12경기에서 8승(승률 0.667), 3위 KT가 15경기에서 9승(승률 6할)을 따낸다면 키움이 밀린다. 하지만 치열한 막판 순위경쟁에서 6할 이상 승률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가운데 키움의 경기수가 적다는 이점까지 가미한 김 대행의 계산법이다.

하지만 키움의 현 전력이 9경기에서 6승을 따낼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 든다. 당장 이날 경기에서 선발 조영건은 3.1이닝 동안 6안타(1홈런) 3실점했다. 흐름을 걸어 잠가야 하는 김태훈 양기현도 1.2이닝 4실점으로 승기를 내줬다. 김 대행은 "한현희가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라 자칫 불펜데이를 두 번 할 우려가 생겼다. 불펜의 체력부담을 고려하면 그래도 투구수 100개까지 던질 수 있는 조영건을 선발로 기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조영건이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던 좋은 기운에 기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영건은 첫 선발등판이던 지난 6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숫자와 심리까지 고려해 선발로 기용했지만, 김 대행의 계산은 빗나갔다.

승수는 추가하지 못한채 한 경기를 치렀으니, 키움은 남은 8경기에서 6승(승률 0.750)을 따내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기에는 대진이 빡빡하다. 수원에서 KT와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홈에서 두산을 만난다. 김 대행은 "에릭 요키시가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13일 KT, 18일 두산전에 등판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요키시가 등판하는 날은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키움은 올시즌 KT에 6승 7패, 두산에 6승 1무 4패를 각각 기록했다. 이 6경기에서 4승을 따내야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를 치른 키움은 18일 이후 나흘, 23일 두산전 이후 6일간 조정 기간을 가질 수 있다. 일정상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투수를 쓸 수 있는 여건은 조성 돼 있다.

문제는 13일부터 치르는 6연전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을 때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할만큼 했다'는 마음을 먹으면, 아무리 지략이 뛰어난 수장이어도 팀을 정상적으로 끌어가기 어렵다. 박병호는 실전감각이 떨어져보이고, 이정후는 슬럼프에 빠져있다. 무뎌진 칼 날을 얼마나 예리하게 다듬느냐도 김 대행이 데이터만큼 챙겨야 할 요소다.

김 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취임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시즌 목표를 달성한 뒤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면, 그를 원래 자리로 보내기도 부담스럽다. 김 대행은 "(구단에서)좋은 평가를 해주신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큰 욕심은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언감생심'이 아니라서 조금 놀랐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