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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KT와 롯데의 경기가 열리는 25일 수원 KT위즈파크 선수단 출입구 앞. 이른 아침부터 커피차 한 대가 놓여있었다. 바로 KT 투수 전유수가 준비한 커피차였다. 커피차엔 ‘기가 유수! 커피 부탁해!’,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커피 한잔 드시고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오전 9시부터 11시 조금 넘어서까지 열린 커피차는 전유수의 장인·장모님이 KT 선수들 및 임직원을 위해 준비한 작은 선물이었다. 선수 및 임직원은 옹기종기 커피차에 모여 전유수가 준비한 커피 선물을 받아들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현장에서 만난 전유수의 아내 이봄이씨는 “오빠가 그동안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낯을 많이 가려서 장인·장모님이 대신 커피차를 전달하게 됐다. 오빠한테도 미리 얘기는 했다”면서 커피차에서 커피를 받아가는 구단 직원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올시즌 불펜에서 든든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이 씨는 전유수가 팀에 미안한 마음이 더욱 크다고 했다. 이 씨는 “오빠가 시즌 초반에 제 몫을 못해서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면서 “집에서 야구 얘기를 일체 안 한다. 좋은 얘기는 해주지만 그것 뿐이다. 나도 야구는 오빠가 알아서 잘 할거라고 믿고 있다”며 웃었다. 야구 얘기는 많이 하지 않지만 남편에 대한 굳은 믿음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전유수는 남은 정규 시즌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KT의 허리를 든든히 지켜줘야 한다. 이 씨도 직관을 와서 가까이서 응원하고픈 마음이 크다. 하지만 이 씨는 “오빠가 기계치다. 예매를 잘 못하더라. 오늘 경기도 친구랑 둘이 왔는데 예매를 한 장 밖에 못해서 혼자보게됐다. 포스트시즌 직관도 오빠의 예매 능력에 달렸다”며 웃었다. 말은 장난스럽게 했지만 KT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는 남편 전유수에 대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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