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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한국판 데 헤아’로 불리는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29·울산 현대)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할 것인가.
오스트리아에서 원정 A매치 2연전(멕시코·카타르전)을 치르는 ‘벤투호’에 합류한 조현우는 누구보다 독기를 품고 있다. 그는 15일 오전 5시(한국시간) 비너 노이슈타트 슈타디온에서 킥오프하는 멕시코전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이전 소속팀 대구FC에서 ‘대헤아(대구의 데 헤아)’로 불리며 K리그에서 정상급 골키퍼로 인정받은 그는 지난 2017년 11월 세르비아전에서 A매치에 데뷔, 첫 경기부터 탁월한 선방 능력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기어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김승규(가시와 레이솔)를 벤치로 밀어내고 주전 수문장으로 우뚝, 조별리그 3경기에서 13회 톱세이브, 선방률 81.2%로 월드클래스 방어력을 뽐냈다. 특히 한국 축구의 역사적인 승리로 기록된 독일과 최종전(2-0 승)은 조현우의 슈퍼세이브가 버팀목이 됐다. 그의 기세는 월드컵 직후 ‘벤투호’가 출범된 이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은 상대적으로 발기술이 약한 조현우 대신 김승규를 주전으로 줄곧 기용했다. 벤투호는 지난해 아시안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등 총 18차례 A매치를 치렀는데 김승규가 11회나 선발 기회를 잡았다. 조현우는 5회, 구성윤(대구FC)이 2회였다. 절치부심한 조현우는 올해 대구를 떠나 울산으로 이적한 뒤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울산은 대표팀처럼 후방 빌드업을 중시한다. 조현우는 팀 훈련 이후 개별적으로 빌드업과 관련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발사용을 한결 더 수월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보다 안정적으로 수비진에서 볼을 제어하고 역습 때도 킥의 질이 나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A매치를 치르지 못해 거듭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대표팀에서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K리그 관전을 통해 눈여겨봤다. J리거 김승규가 이번 대표팀에 차출되지 못한 상황에서 조현우가 기존 선방 능력에 빌드업에서도 제 가치를 증명할지 지켜볼 일이다. 올해 팀의 K리그1 준우승에도 그는 전북 현대 송범근을 제치고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서 6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27경기 중 11경기에서 무실점했다. K리그가 좁게 느껴지는 그에게 A매치는 더욱더 동기부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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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도 남다르다. 멕시코는 2년 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은 상대. 당시 조현우는 여러 차례 멕시코 공격을 막아냈지만 수비진 실수로 허무하게 2골을 내줬다. 2년 만에 리턴 매치에서 무실점 방어와 더불어 팀을 승리로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