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 신무광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의 제2파, 제3파가 심해지더라도 IOC와 일본 정부, 대회 조직 위원회는 내년 여름에 올림픽 개최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일본을 방문해 간 나오토 총리,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 모리 요시로 대회 조직 위원장과 잇따라 만나 ‘대회 실현을 위한 일본의 결의를 공유한다. IOC는 일본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의 추가 연장이나 중단 없이 내년 여름 개최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바흐 회장과 굳게 악수한 간 나오토 총리도 이런 말을 반복했다.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해낸 증거로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여 동일본 대지진의 재해지의 부흥을 세계에 알리는 장으로 만들겠다.”
공교롭게도 전임자였던 아베 수상이 지난 3월 도쿄올림픽 연장 발표 시에 했던 말과 똑같은데, 간 나오토 수상은 ‘아베 정권 계승이 내 사명’이라고 공언할 정도니 이런 선언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단지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수상이 굳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조하는 건 최근 일본에선 내년 7월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여론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공영방송 NHK가 지난 7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더 연장해야 한다’ 35%, ‘중지해야 한다’ 31%, ‘2021년에 개최해야 한다’ 26%에 비해 10월의 조사에서는 ‘더 연장해야 한다’ 25%, ‘중지해야 한다’ 23%, ‘2021년에 개최해야 한다’ 40%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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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안정세를 보이고 일본 정부가 각종 제한을 완화하며 ‘Go To Travel’(관광업 지원책), ‘Go To Eat’(외식산업 지원책) 캠페인 등으로 경제활동 재개 및 활성화에 나서는 것과도 상관이 있다.
또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일부 위원들이 개최 의사를 밝히기 시작한 것도 일본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9월에는 존 코츠 IOC 부위원장이 ‘코로나19와 상관없이 내년 여름에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고, 10월에는 세바스찬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 및 이 방일해 메인 경기장인 신국립경기장을 시찰하며 ‘내년 여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발언했다.
올림픽 개최에 신중한 입장이었던 두 사람의 변화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고 싶은 도쿄 올림픽 조직 위원회의 의중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쿄 올림픽을 위한 준비도 순조롭게 재개되고 있다. 10월에는 올림픽 간소화를 요구하는 IOC의 요청에 따라 조직 위원회가 당초보다 약 300억 엔 가량 삭감한 계획안을 보고했고, 지난 3월에 중지된 성화봉송도 내년 3월 25일부터 121일간 일본 전국을 순회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단되었던 자원봉사자 강습도 재개됐다.
일본 정부가 최근 요코하마 스타디움과 도쿄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관객 수를 수용인원 80%에서 100%로 완화시키고 관중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한 ‘기술 실험’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도쿄 올림픽을 염두에 둔 테스트일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을 모두가 반기는 건 아니다. 일본 국내 감염자 수가 12만 명을 넘은 지금 상황을 회피하며 기어코 개최를 강행하냐는 냉정한 의견도 있다. 앞서 언급한 프로야구 관객 테스트도 ‘인체실험’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특히 의료 종사자들은 더욱더 우려하고 있다. 어느 의료 전문 미디어가 일본 전국의 의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1.3%가 ‘2021년 개최도 연기, 중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가운데 전 세계의 선수나 관객을 받아들이는 일은 감염 폭발을 각오해야 하고 만약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인류가 코로나를 극복한 증거’는커녕 ‘역사에 남을 망신’이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도쿄 올림픽은 과연 개최될 것인가, 개최해야 하는 것인가. 코로나19 유행에 익숙해진 탓에 ‘안전불감증’의 공기가 감도는 한편, 아직도 개최 여부에 대해 찬반이 오가는 ‘TOKYO 2020’의 상황을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