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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민낯을 드러냈다.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방송 내용에 대한 오류 지적을 공개적으로 받았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클레오파트라 편을 보고 있는데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했다.

한국 유일 이집트고고학 전공자로서 영국 런던대, 옥스퍼드대, 더럼대에서 고고학과 이집트학 석·박사를 전공한 곽 연구소장은 클레오파트라 시대의 배경을 위해 사용된 지도, 알섹산드리아 도서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에 대한 설명 등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많은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곽 연구소장은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타 강사인 설민석의 이름을 프로그램 타이틀로 내세운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전 세계 곳곳을 온택트로 둘러보며 각 나라의 명소를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12일 첫 방송에서는 아돌프 히틀러를 조명했고 2회에서는 클레오파트라를 다뤘다. 시청률 역시 5%대로 시작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 뜻밖에 암초를 만나게 됐다.

일각에서는 시청률 보증수표와도 같은 설민석을 섭외하고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너무 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설민석은 한국사 강의에서는 인터넷 강의 1세대로서 현재까지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한국사에 대한 다채로운 정보를 들려주고 있다. 다만 그동안은 한국사를 바탕으로 강연과 방송을 했기에 문제제기가 없었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세계사로 주제를 확장하다 보니 문제가 두각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시리즈의 책도 발간,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까지 탄생했기에 관련된 영역에 대한 후폭풍도 예상된다

CJ ENM 인문학 콘텐츠가 공개적으로 지적 당한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OtvN의 인문학 강의를 다루던 특강쇼 ‘어쩌다 어른’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16년 ‘어른들의 인문학, 조선 미술을 만나다’에서는 스타 강사 최진기 씨가 조선시대 미술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오원 장승업의 ‘군마도’와 ‘파초’를 예로 들었지만 두 작품 모두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당시 황정수 미술사가 한국미술정보개발원이 운영하는 ‘스마트K’에 올린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문제가 제기했고 제작진은 고개 숙였다.

그렇기에 제작진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같은 경우에는 곽 연구소장이 자문을 했지만 그 내용이 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제작진을 향한 비난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 두 논란 모두 방송을 통한 인문학 강의 특히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콘텐츠는 보다 깊은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최근에는 인문학과 예능이 결합한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보와 재미의 균형은 물론 선을 분명히 전해줘야 한다. 예능으로 포장됐지만 인문학 콘텐츠는 시청자에게 사실로 전달, 인식되기에 타 프로그램에 비해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했지만 CJ ENM 측은 결국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