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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메이저리그 진출을 천명한 김하성이 내년 시즌 대권 도전에 나서는 샌디에이고에 둥지를 튼다. KBO리그에서 7년 간 활약하며 ‘국가대표 유격수’로 발돋움한 김하성은 이제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샌디에이고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김하성은 지난 28일(한국시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포스팅 마감 시한(2021년 1월 2일)이 가까워지면서 직접 입단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김하성은 포스팅 공시된 후 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류현진이 뛰고 있는 토론토와 김광현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그리고 텍사스, 보스턴 등 여러 구단이 김하성의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러 빅리그 구단의 관심 속 김하성을 품은 최종 승자는 샌디에이고였다. 29일 새벽부터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입단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현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메디컬테스트 등 절차가 남아있어 구단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김하성이 새로운 도전을 펼칠 팀은 샌디에이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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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과 선수 양측의 필요충분조건이 맞아떨어진 계약으로 풀이된다. 현지에서는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품은 이유로 전성기에 접어드는 젊은 나이,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꼽고있다. 호타준족인 젊은 내야 유틸리티 자원은 어느 팀에나 충분히 매력적이다. 쓰임새가 다양하면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에서도 지명타자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도 김하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빅리그 경험은 없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위상이 드높아진 KBO리그에서 정상급 내야수로 활약한 점, 그리고 국가대표에 선발돼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점도 샌디에이고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ESPN을 통해 KBO리그 경기가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파악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 군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도 큰 메리트다.
팀 내 슈퍼스타가 즐비한 것도 김하성의 빠른 성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샌디에이고의 내야를 책임지고 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 에릭 호스머 등은 올스타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함께 훈련하고, 플레이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된다.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 올스타 DNA를 이식해 자신의 가치를 높여 다음 프리에이전트(FA) 때 대박 계약을 터뜨리는 청사진도 그릴 수 있다. 김하성도 “마차도 같은 빅리그 슈퍼스타 내야수들과 한 팀에서 뛰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ML 진출 이유로 꼽았다. 샌디에이고는 올스타급 내야진을 구축한 팀이라, 김하성의 로망을 실현시킬 최상의 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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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추천도 결정을 굳히는데 힘을 보탰다. 조건이나 팀 문화 등도 중요하지만 야구 외적인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샌디에이고는 많은 미국인들도 은퇴 후 휴양을 즐기며 살고싶어하는 도시로 꼽을 정도다.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하는 김하성과 가족 입장에선 쉽고 빠르게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성패 여부는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에 달렸지만 김하성을 둘러싼 환경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데 결코 나쁘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탬파베이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과 시카고 컵스의 다르빗슈 유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등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같은 지구에 속한 ‘디펜딩 챔피언’ LA다저스를 넘고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겠다는 열망이 가득하다. 김하성도 빅리그 입성 첫 해부터 강한 동기부여를 안고 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김하성이 한국인 내야수의 메이저리그 성공 신화를 만들 수 있을까. 위대한 도전의 막이 올랐다.
superpow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