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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유럽 클럽축구 무대에서 이탈리아 밀라노 연고의 AC밀란이 찬란한 빛을 발하던 때가 있었다.
2002~2003 시즌과 2006~2007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빅이어(Big Ear)를 들어올릴 때다. 2002~2003 시즌엔 필리포 인차기, 안드리 셰브첸코, 후이 코스타, 클라렌스 세도르프, 안드레아 피를로, 젠나로 카투소, 파울로 말디니, 디다 등 이름만 들어도 팬들의 가슴을 흔드는 유럽 정상급 스타들이 즐비했다. 2006~2007 시즌엔 삼바스타 카카까지 가세했다.
2009~2010 시즌엔 인터밀란이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해 이탈리아 세리에A가 유럽 클럽축구의 중심이나 다름없었다. 사뮈엘 에투, 디에고 밀리토 등이 우승 주역이었다. 그러나 이후 유럽 클럽축구에선 FC바르셀로나(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 레알 마드리드(4번), 바이에른 뮌헨(2회), 리버풀(1회), 첼시(1회) 등 스페인 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팀들이 기세를 올렸고, AC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세리에A 팀들은 주무대에서 밀려났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상대적 열세는 아직도 지금도 마찬가지다. AC밀란과 인터밀란은 2020~2021 시즌 세리에A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존재감이 없다. 인터밀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지난 시즌 세리에 6위를 한 AC밀란은 챔피언스리그 본선(32강)에 아예 끼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9연패 위업을 달성한 유벤투스가 밀려나고, AC밀란과 인터밀란이 다시 뜨는 형국이다.
지난 2011~2012 시즌부터 2019~2020 시즌까지 사상 초유의 세리에A 9연패 금자탑을 쌓았던 유벤투스 이번 시즌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4경기 15골, 세리에A 득점선두)의 선전에도 현재 4위(9승6무1패 승점 33)로 처져 있다.
AC밀란은 12승4무1패(승점 40)로 1위, 인터밀란이 11승4무2패(승점 37)으로 2위를 달리며 우승 경쟁를 벌이고 있다. AC밀란이 가장 최근 세리에서 우승한 것은 2010~2011 시즌이다. 이번에 우승하면 무려 10시즌 만에 정상을 탈환하는 것이다. AC밀란은 지난 7일 유벤투스와의 홈경기에서 1-3으로 져 시즌 첫 패배를 당했지만, 10일 홈에서 토리노를 2-0으로 잡고 다시 우승을 향해 힘차게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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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피올리(56) 감독이 이끄는 AC밀란의 주전 스트라이커는 올해로 만 40세에 접어드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10골을 기록하며 AC밀란의 새 전성기를 이끌어왔다. 지난해 11월 말 나폴리와의 경기 때 근육 부상을 당해 한달 넘게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토리노와의 경기 후반 5분을 남기고 투입돼 그라운드 복귀 사실을 알렸다..
코트디부아르 출신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25)가 16골, 포르투갈 출신 포워드 하파엘 레앙(22)이 5골로 이브라히모비치에 이어 맹활약하고 있다.
2005~2006 시즌부터 2009~2010 시즌까지 세리에A 5연패를 달성했던 인터밀란도 11시즌 만에 정상을 노리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52)가 감독이다. 벨기에 출신 골잡이 로멜루 루카쿠(28)와 아르헨티나 출신 포워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24)가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루카쿠는 12골로 호날두에 이어 리그 득점 2위를 달리며 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9골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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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밀란은 그러나 지난 6일 삼프도리아와의 원정경기에서 1-2로 진 데 이어 10일 AS로마와의 원경경기에서 2-2로 비기는 등 주춤하고 있다. 6위까지 처졌던 호날두의 유벤투스는 최근 4연승을 올리는 등 상승세다.
과거 지구촌 축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축구명가의 부활은 그만큼 반가운 일이다. 두 밀란 중 어느 팀이 유벤투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세리에A 정상을 탈환할 수 있을까?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