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다영(25) 에 대한 학교폭력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배구 국가대표 출신인 이들의 어머니 김경희씨까지 언급됐다.
자신을 배구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부모라고 주장한 A씨가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영·다영 학교폭력 의혹) 뉴스를 접하고 아이들이 올린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 었다"며 "10년 된 일을 아이들이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글을 올린다"고 게재했다.
학폭 피해자 부모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선수명단. 네이트판 캡처
A씨는 자신이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폭 피해자 부모라는 것을 인증하려고 2011년 춘계 전국 남녀 중‧고 배구연맹전에 출전한 전주 근영중학교의 선수 명단을 올렸다. 이재영‧ 다영은 각각 1번과 2번으로 기재돼 있다.
그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켰다"며 "외부 관계자와 다른 학부모 관람석을 지날 때 우연치 않게 여러번 듣던 소리는 '근영중은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네?'라는 소리였다"고 전했다.
또한 A씨는 시합장 학부모 방에서 이재영‧다영 선수의 모친인 김경희씨가 딸에게 "언니한테 공 올려라"라고 코치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 김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에서 세터로 뛴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배구협회가 주관한 '장한 어버이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 그 당시 아이가 배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칼로 인한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그 당시에는 학부모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아이들이 돈을 뺏기는지도, 힘들게 괴롭힘을 당하는지도 전혀 몰랐다"고 털어놨다.
앞서 이재영‧다영 선수와 함께 배구선수로 활동했다고 한 피해자 4명은 "가해자가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A씨는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는 방관자"라며 "피해받은 아이들이 한두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 이재영‧다영 선수에게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0일 이를 인정하며 "깊은 죄책감을 갖고 있다"며 사과했다. 소속팀 흥국생명도 구단 차원에서 사과문을 냈고 두 선수에 대해 15일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 13일에는 근영중 배구부에서 쌍둥이 자매와 함께 뛰었다는 B씨가 "또 다른 피해자"라며 자신이 겪은 일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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