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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미국 프로 스포츠의 전력 수급 최대 창구는 해마다 6월에 벌어지는 드래프트다. 미국 스포츠는 일찍부터 드래프트가 정착화 돼 있다.
될성 부른 떡잎은 1라운드에 지명된다. 숨은 진주는 뒷 순위다. 올해 미래의 명예의 전당 후보 앨버트 푸홀스를 조기에 방출시킨 젊은 피는 1루수 재레드 월시(27)다. 지난해부터 주목받은 월시는 조지아 대학 출신이다. 투수와 타자를 겸했다. 그런데 2015년 드래프트에서 39라운드에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MLB 지명은 당시 40라운드까지였다. 있으나마나 한 선수에 불과했다. 올해 타율 0.317 홈런 10 타점 34개로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월시를 눈여겨보지 않은 스카우트들이 비난받아 마땅하다.
드래프트는 해마다 상황이 다르다. 유망주들이 대거 몰리는 해가 있고, 눈을 씻고 찾아도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다수를 차지할 때도 있다. 복불복이다. 한국 야구계에서도 1992년 고등학교 졸업 멤버들이 가장 화려하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비롯해 투수 임선동, 조성민, 야수 박재홍, 박종호 등 한국판 명예의 전당급 선수들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06년 드래프트 1라운드들이 주목받는다. 2명은 은퇴 후 명예의 전당을 예약해 놓았다. 그동안 같은 해 지명자 가운데 2명이 동시 명전 회원이 된 경우는 없다. 두 주인공은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33)와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셔저(36)다. 둘은 사이영상을 각각 3차례 수상했다. 커쇼는 MVP까지 수상했다. 현재는 은퇴했지만 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팀 린시컴을 포함하면 2006년 지명자 가운데 사이영상 수상만 무려 8차례다. 린시컴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회 수상자다.
통산 성적도 화려하다. 커쇼는 181승79패 2.45, 셔저는 179승95패 3.19를 기록하고 있다. 삼진 부문에서는 현역 최다 저스틴 벌랜더(3013), 셔저(2860), 그레인키(2737), 커쇼(2591), 존 레스터(2415개) 순이다.
이들 3인은 모두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이런 경우도 거의 없다. 린시컴은 SF에서 3회(2010, 2012, 2014년), 셔저는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를 구단 사상 최초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붙었던 커쇼는 지난해 LA 다저스 우승으로 한을 풀었다. 2006년 지명자 가운데 독보적인 야수는 현 SF 자이언츠 3루수 에반 롱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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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1라운드 전체 1번은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뽑은 루크 호체바르 우완이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2016년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롱비치 스테이트 출신의 롱고리아는 전체 3번으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됐다. 댈러스의 고교를 졸업한 커쇼는 7번으로 다저스에 지명됐고, 워싱턴 대학의 린시컴은 10번으로 SF에, 미주리 대학 출신 셔저는 11번에 애리조나가 뽑았다.
흥미로운 점은 커쇼, 린시컴, 셔저 등 3명의 유망주 투수를 모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들이 지명했다는 점이다. 셔저는 2009년 8월 애리조나-디트로이트-뉴욕 양키스의 3각 트레이드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트레이드됐다. 프리에이전트가 돼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적했다. 커쇼만 지명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러나 시즌 후 FA가 되는 커쇼가 다저스에 잔류할지 텍사스 팀으로 이적할지는 미지수다. 셔저도 시즌 후 FA가 된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