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8)이 19년 만에 링 위로 돌아왔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 감량까지 하며 작정하고 링에 올랐다. 상대는 자신보다 서른살 이상 어린 27살의 유명 유튜버이며 프로 복서인 제이커 폴.
경기전 타이슨은 폴의 뺨을 때리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16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필드에서 열린 경기의 뚜껑이 열리자, 타이슨은 전성기 못지않은 주먹을 날렸고 민첩한 위빙으로 상대 공격을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경기는 환갑을 앞둔 타이슨을 배려해 2분 8라운드로 진행했다.
그런데 초반 기세와 달리 3라운드부터는 타이슨의 움직임이 둔해지며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선전했지만 별다른 타격을 가하지 못했다. 어찌 보면 예상된 경기 내용이었다.
폴의 공격도 타이슨을 크게 위협하지 못했다.
하지만 타이슨은 8라운드 끝까지 버텼고, 경기 종료 직전 폴은 고개를 숙여 노장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결과는 폴이 3-0(80-72 79-73 79-73)으로 판정승했다. 폴의 전적은 11승1패, 타이슨은 50승7패가 됐다.
팬들은 이날 타이슨의 경기력이 기대엔 미치지 못하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반응과 함께 “저 나이에 링 위에 올라가는 배짱과 용기는 대단하다. 타이슨은 노후 생활비도 벌고 파란만장한 인생”이라고 평했다.
타이슨은 어린 시절 소년원을 들락거렸는데, 그의 재능을 알아본 복싱 트레이너 다마토가 양자로 들이며 복싱과 인생을 전수했다.
타이슨은 스무살 나이에 세계최연소 복싱챔피언에 등극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인생의 나침반과 같았던 다마토의 부재는 치명적이었다.
타이슨은 4000억원이 넘는 재산을 흥청망청 탕진했고, 2003년 아내를 폭행한 뒤 헤어지며 천문학적 위자료로 파산했다.
강간범으로 몰려 3년간 감옥도 갔고 출소 후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경기에선 귀를 물어뜯는 만행까지 저지르며 실격했다.
5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링에 복귀해, 끝까지 싸운 타이슨은 경기 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할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은퇴여부와 재대결에 대해선 “그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폴은 경기 소감으로 “내가 맞았을 때는 타이슨을 KO시키고 싶었지만, 라운드를 거듭하며 그런 마음은 사라졌다. 역대 최고의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폴의 대전료는 4000만 달러(약 560억원)고 타이슨은 그 절반인 2000만 달러(약280억원)를 받았다. 둘의 경기는 넷플릭스를 통해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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