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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예능이 골프와 사랑에 빠졌다.
최근 TV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눈에 띄게 골프 예능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만 해도 골프는 특정 마니아층에 국한된 스포츠로 꼽혀왔지만 점점 대중성이 커지면서 예능에도 이러한 트렌드가 빠르게 반영됐다.
골프는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시대 이후 더욱 수요가 늘어난 종목이다. 2030세대들의 골프 입문이 늘어나고 남녀노소가 사랑하는 스포츠로 우뚝 섰다. ‘골린이’라는 용어도 낯설지 않다. 골프 관련주가 급등한 것은 물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다 보니 그 아쉬움을 골프로 대체한기도 한다.
주요 타겟층인 MZ세대가 움직이니 예능가도 움직였고 기존 골프를 즐겼던 중장년층까지 유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골프의 특성상 예능 촬영에도 용이하다. 야외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진행할 수 있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프로그램 진행에도 고초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의 장점들이 촬영에도 용이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미 축구, 농구 등 여러 스포츠 예능이 있어왔지만 동시기에 각 채널마다 같은 종목 예능을 선보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김국진, 김구라 등 연예계를 대표하는 골프 매니아들 뿐 아니라 이상우, 이승기 등 다양한 스타들이 골프 예능으로 새로운 매력을 뽐내겠다는 포부다. 김구라의 유튜브 채널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 TV’는 구독자가 30만명을 돌파한지 오래고, 다수의 스타들도 그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팬심을 밝힌 바 있다. 개그맨 홍인규도 개인 골프 채널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TV조선 ‘오늘은 골프왕’은 앞서 채널A ‘도시어부’가 그러했듯 해당 종목을 취미로 삼는 대중에게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모르는 이들에게는 신선함으로 작용하며 순항 중이다. 김국진, 이동국, 양세형, 장민호, 이상우가 출연해 다섯 남자들의 골프 부심 가득한 허세와 뜨거운 열정으로 뭉친 유쾌한 골프 도전기를 그린다. 연관 검색어로 ‘촬영지, 재방송’ 등이 언급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이뿐 아니라 SBS가 미리 라인업을 공개한 이경규, 이승엽, 이승기의 ‘편먹고 공치리’, 골프판 ‘꽃보다 할배’를 꿈꾸는 이순재, 박근형, 백일섭, 임하룡의 MBN ‘그랜파’ 등도 출격 대기 중이다. 최근 예능계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지는 ‘골프여제’ 박세리도 JTBC ‘세리머니 클럽’에 합류하며 기대감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능은 트렌드 반영이 가장 빠른 곳이기도 하다. 골프가 전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만큼 골프 예능도 과거의 ‘쿡방’, ‘트로트 오디션’ 등과 같이 빠르게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러나 결국 같은 소재는 진부함이라는 리스크도 동반된다. 방송들의 시기도 비슷하다보니 결국 각 프로그램들이 어떤 차별화로 승부수를 띄울지가 관건이다. 또 단발성이 아닌 롱런을 위해서는 골프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까지 끌어 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귀띔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TV조선,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