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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수비수 김광석.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일각에선 ‘노인정’이라 걱정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인천은 베테랑이 유난히 많은 팀이다. 특히 수비 쪽에는 30대 노장 선수가 대거 포진하고 있다. 센터백 김광석(1983년생)을 필두로 오반석(1988년생), 오재석(1990년생) 등이 주축이다. 여기에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하는 김창수(1985년생)와 강민수, 정혁(이상 1986년생) 등도 30대 후반에 접어든 베테랑들이다.

현대 축구에서 선수 수명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30대 중후반 선수들을 보는 편견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신체 능력이나 경기력 등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영입은 늘 조심스럽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자칫 실패한 영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염려와 달리 인천은 이미 베테랑을 영입해 긍정적인 사례를 만들었다. 김광석이 주인공이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와 계약이 끝난 김광석은 조성환 인천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이적했다. 당시엔 인천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곧 불혹이 되는 수비수를 받았다가 부상을 당하거나 기량이 떨어져 팀에 보탬이 안 되면 어쩌겠냐는 의문이었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조 감독은 영입을 진행했다.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김광석은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인천 수비의 중심을 잡았다.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했고 팀이 치른 18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광석뿐 아니라 오반석, 오재석 등도 제 몫을 했다. 경기력만 좋았던 게 아니라 철저한 자기관리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됐다. 팀 분위기 전체를 긍정적으로 바꾼 요소였다.

성적을 보면 된다. 베테랑의 활약을 앞세운 인천은 18경기서 5승5무8패 승점 20의 성적으로 익숙한 강등권이 아닌 8위에 자리하고 있다. 6위 제주 유나이티드(22점)와 7위 수원FC(21점)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파이널A에 진입할 수 있는 순위다. 매번 중반까지 바닥을 치다 후반기에 반등하던 패턴은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지난 2013년 이후 최고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 감독이 베테랑 영입을 주저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혁의 경우 전북 현대에서는 주전으로 뛰지 못했지만 경기력에 대한 의심은 없는 선수다. 지난해 후반기에 경남FC에서 에이스로 활약했을 정도로 기량은 충분하다. 인천 허리의 핵심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인천에서 프로 데뷔한 선수로 올드팬이 오랜 시간 기다린 영입이기도 하다.

강민수, 김창수의 경우에는 올시즌 출전 시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두 선수 모두 올해 출전 기록이 없다. 그러나 조 감독은 이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로테이션 멤버로 일정 수준의 몫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