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Olympics
도쿄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조용한 개막식’이 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던 2020 도쿄올림픽의 막이 23일(한국시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오른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조용한 개막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22일 코로나19 확진자는 4915명으로 확산세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개막식에 맞춰 일본을 방문하는 세계 각국의 정상은 15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정상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루브산남라이 오윤엔델 몽골 총리가 전부다. 문재인 대통령도 장고 끝에 불참을 선언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는 세계 정상급 인사가 80여 명이었고, 자카 바이러스가 유행했던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40명 정도였는데 여기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미국 역시 바이든 대통령 대신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다. 대회 유치의 주역임을 자부해 온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도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당초 1만명 규모였던 참석 인원은 950명 정도로 확 줄었다. 후지쓰, 캐논 등 스폰서들의 불참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도요타자동차는 개막식 불참을 넘어 올림픽 관련 일본 내 TV 광고도 보류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개막식의 상징인 선수단 입장 행진도 최소한의 수준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물론 개회식도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올림픽의 ‘상징’인 성화 주자엔 관심이 쏠린다. 개최국의 유명한 스포츠 스타가 주자로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는 2004 아테네 올림픽 당시 남자 마라톤에서 37㎞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코스에 뛰어든 종말론 추종자의 방해에 금메달을 놓쳤던 반데를레이 리마가 최종 주자였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건 올림픽 금메달 3개를 보유한 여자 레슬링 요시다 사오리와 남자 유도 노무라 타다히로 등이다. 다만 둘은 앞서 지난 3월 그리스에서 성화 인계식에 참여한 바 있어 최종 주자는 아닐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여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다카하시 나오코, 남자 수영 기타지마 고스케, 백혈병을 딛고 대회에 참가하는 여자 수영 이케에 리카코도 후보군이다.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사카이 요시노리가 최종 주자로 나선 바 있다. 그는 스포츠스타가 아니었는데, 일본 히로시마 원폭 투하가 있었던 날에 태어난 인물이었다. 때문에 이번에도 올림픽과 관련 없는, 코로나19 극복에 메시지를 둔 주자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