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28일 2021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고양 오리온에 3순위 지명을 받은 이정현(오른쪽)이 강을준 감독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제공|KBL

[스포츠서울 | 고양=최민우 기자]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고양 오리온 강을준 감독이 9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 전을 앞두고 ‘루키’ 이정현의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감독은 “오늘 이정현을 투입시키는 모험을 걸 예정이다. 프로의 매를 맞아도 일찍 맞는 게 좋을 거라 판단했다. 타이밍을 보고 일찍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이번 신인 선수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오리온에 입단했다. 대학농구를 평정한 이정현은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이미 볼 핸들링이나 패싱 능력은 프로 수준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때 이야기다. 프로의 벽은 언제나 높다. 강 감독이 매를 먼저 맞아야 한다고 한 이유다.

또 팀에 합류한지 오래 되지 않은 탓에, 손발을 맞출 여력이 없었다. 강 감독은 “거의 플레이를 맞추지 못했다. 지명 후 KBL 교육을 받는 데 시간을 소요했다. 3~4일 정도 맞췄는데, 쉽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정현에게는 투입됐을 때 잘하는 거 하라고 했다. 몇 가지 고치는 건 말이 안된다. 대학 때처럼 그동안 해왔던 거 잘하라고 했다. 형들 눈치 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이 프로에 연착륙 한다면, 오리온에게는 호재다. 이미 국가대표 가드 이대성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슈팅력을 겸비한 한호빈도 있다. 이정현까지 가세하면 ‘가드 왕국’을 구축할 수 있는 오리온이다. 강 감독은 “이정현, 한호빈, 이대성이 있다면 앞선이 좋아진다. 세 명 모두 외곽슛 능력도 있고, 게임을 풀어갈 능력이 있다. 투 가드로 라인업을 짠다해도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오리온은 지난 에어컨리그에서 SK로 떠난 허일영을 만난다. 공교롭게도 첫 경기에서 맞붙게 됐다. 강 감독은 허일영의 공백을 아쉬워하면서도 “SK 가서 부상없이 잘하길 바란다. 우리랑 할 때는 던지면 안들어가길 바란다”며 제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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