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기
수원 KT 하윤기. 제공|KBL

[스포츠서울 | 수원=최민우 기자] “동기들 기사 보면 투지가 불타오른다.”

수원 KT 신인 하윤기(22)가 14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24분 51초동안 코트를 누비며 12득점 6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했다. 하윤기의 활약 속에 KT는 95-78 (30-18 26-18 16-17 23-25)로 승리하며,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뒤 홈에서 첫 승을 수확했다. 하윤기는 경기 내내 골밑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다. 과감하게 상대 수비를 뚫고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에서는 블록슛으로 가스공사의 기를 눌렀다. 코트에서 대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 후 인터뷰실에서 만난 하윤기는 아직 많은 이들 앞에서 말하는 게 어색한 신인 그 자체였다.

하윤기는 “수비가 잘됐다. 아직 1:1 상황에서 자신감이 없다. 오늘 수비할 때도 이대헌한테 속았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다. 힘이 센 상대를 만나면 버겁다. 몸 싸움을 하고 나면 헐떡 거린다. 그래도 프로에 오기 전에는 블록슛이나 골밑 싸움에서 밀릴 것 같았다. 그래도 막상 와서 해보니, 할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재밌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특히 2쿼터 정영삼을 블록슛 하는 장면이 압도적이었다. 완벽한 타이밍에 날아 올라 베테랑의 공을 쳐냈다. 하윤기는 “대학에서는 블록슛을 많이 해봤지만,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블록슛을 했다. 짜릿했다”며 신나는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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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T 하윤기(가운데)가 14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 전에서 수비하고 있다. 제공|KBL

2년 차 가드 박지원과 호흡도 좋았다. 박지원이 높게 골밑으로 볼을 배급하면, 하윤기가 날아올라 잡아냈다. 그리고 곧바로 슛으로 연결시켰다. 또 2쿼터 때 박지원이 수비 리바운드를 따낸 뒤 상대 진영으로 달려가는 하윤기를 보고 아웃렛 패스를 뿌렸다. 하윤기는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 시켰다. 그는 “지원이 형과 연습하면서 많이 맞췄다. 룸메이트다 보니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그래서 더 시합 때 호흡이 맞는 것 같다. 지원이 형이 주면 나도 잘 받는 것 같다”며 박지원과 호흡이 잘 맞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하윤기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 되고 있다. 물론, 이번 신인 드래프트 빅(BIG)3로 분류된 이정현(고양 오리온)과 이원석(서울 삼성) 등 경쟁자들도 빼어난 실력을 과시 중이다. 언론도 이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일 루키들의 활약을 담은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윤기는 “기사를 보면 정현이와 원석이가 잘 한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투지가 불타오른다. 경기에서 더 뛰게 되는 것 같다”며 동기들의 활약이 자극제가 된다고 했다.

성공적으로 프로에 연착륙하고 있지만, 신인이 노련한 프로 선수들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전에만 파울 3개를 범했다. 하프 타임 때 하윤기에게 베테랑 김동욱이 다가가 조언을 건냈다. 그는 “김동욱 선배가 수비 노하우를 말해줬다. 높이에서 우위가 있으니, 여유있게 막아보라고 했다. 경기할 때마다 조언을 해준다. 도움이 되고 든든하다”며 선배들의 도움에 고마움을 전했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