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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 감독 선호는 시대를 반영한다.
세이버메트릭스 기록이 대세를 이루면서 제네럴매니저(GM)의 역할이 커졌다. 동부 명문 아비리그 출신의 30대 발탁이 도드라졌다. 컴퓨터 데이터에 철저히 의존하는 젊은 GM의 대거 MLB 진입과 함께 감독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줄어 들었다.
올드스쿨 타입의 지도자들은 설땅을 잃었다. 그러나 이이러니하게도 2021시즌 올드스쿨 감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6년 만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브라이언 스니티커 감독(66)은 전형적인 올드스쿨이다. 세이버메트릭스 기록보다는 선발에게 긴 이닝을 던지게 하고 야수 기용도 기계적인 매치업에 의존하지 않았다.
상대 휴스턴 애스트로스 더스티 베이커 감독(72)도 올드스쿨이다. 이미 명장 반열에 올라 있는 베이커 감독으로서는 19년 만에 찾아온 월드시리즈 우승 기회릏 놓친 게 못내 아쉽다. 하지만 온갖 비난과 공공의 적이 돼버린 휴스턴을 지구 우승과 함께 WS 진출만으로도 성공한 시즌이다. 명성다운 지도력을 또 한번 발휘했다.
10년 만에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복귀한 명예의 전당 회원 토니 라루사 감독(77)도 올드스쿨 감독의 명예를 곧추 세웠다. 라루사는 최고령 감독이다. 화이트삭스는 시즌 초반부터 주전들의 부상이 속출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특유의 리더십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화이트삭스의 지구 우승은 2008년 이후 13년 만이었다.
올드스쿨의 부활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AJ 프렐러 야구단 사장의 봅 멜빈 감독 발탁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멜빈 감독은 MLB 감독 경력 18년에 60세다. 세이버메트릭스에 의존하는 젊은 감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범 올드스쿨이다.
프렐러가 샌디에이고 GM으로 임명된 게 2014년 8월이다. 부임 후 오프시즌에 대대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어 성적이 부진하자 올드스쿨의 버드 블랙(64)을 해고하고 팻 머피 대행 체제로 2015시즌을 운영했다. 블랙은 현재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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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감독 경험이 없는 AJ 그린을 2016년 새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2019년 4시즌 째 후반 그린을 해고했다. 승률 5할도 만들지 못했다. 2019년 겨울 윈터미팅 때 또 무경험의 제이시 팅글러를 선택했다. 2020년 60경기 딘축일정에서는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글었으나 2021시즌 풀타임에는 몰락했다. 그리고 이번에 멜빈호를 출범시킨 것이다.
MLB 구단들은 왜 젊고 미경험 지도자를 감독으로 발탁할까. 일단 연봉이 저렴하다. 100만 달러 이하다. 멜빈 감독에게는 발표는 안됐지만 경력에 상응하는 연봉을 줘야 한다. 감독은 GM의 지시에 따르는 꼭두각시가 돼버렸다. 기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면 감독들은 정색을 한다. 그러나 늘 그렇지만 사실을 말할 때가 가장 곤혹스러운 것이다.
애틀랜타의 올 우승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게 스니티커 감독을 비롯한 경험 풍부한 코칭스태프다. 감독 출신만 2명이다. 월트 와이스 벤치코치, 론 워싱턴 3루코치 등은 콜로라도와 텍사스 감독을 역임한 베테랑이다.
2022시즌에도 세이버메트릭스파와 올드스쿨파들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1시즌은 올드스쿨이 이긴 해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