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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화려함에 실속을 더했다. 지난 시즌까지 공격만 잘하는 팀이었다면 이제는 수비도 잘 한다. 신인부터 베테랑, 외국인선수까지 수비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승리하는 경기를 만든다. 수원 KT의 단독선두 비결에는 수비가 자리하고 있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KT는 지난 28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전까지 경기당 평균 76.2실점으로 이 부문 최소 1위에 올랐다. 필드골 허용률은 42.9%로 최소 2위다. 눈부신 성장이다. 지난 시즌 KT는 경기당 평균 86.0실점으로 가장 점수를 많이 내주는 팀이었다. 2019~2020시즌 또한 경기당 평균 83.7실점으로 수비 최약체로 자리한 바 있다.
오프 시즌 영입이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정성우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어 앞선 수비를 강화했고 외국인선수로 캐디 라렌을 선택해 높이도 키웠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지명한 센터 하윤기도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수비에서 내외곽이 두루 두터워졌고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수비에 임한다.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비중이 컸던 허훈과 양홍석 또한 수비하는 재미를 느끼며 상대를 압도한다.
양홍석은 지난 26일 서울 SK와 홈경기에서 86-82로 승리한 후 “일단 높이가 높아진 게 수비가 좋아진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라렌은 물론 신인인 윤기까지 인사이드 수비를 정말 잘 해준다. 상대에게 쉬운 슛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수비가 정립이 되는 것 같다”며 “앞선에서도 성우형을 비롯해 가드들이 수비를 정말 열심히 한다. 그러면서 팀 전체가 덩달아 수비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팀이 전체적으로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홍석의 말처럼 이번 시즌 KT는 정성우를 앞세워 꾸준히 상대 가드진을 압박한다. 정성우가 압박하고 허훈이 패스를 스틸해 쉽게 득점하는 모습이 꽤나 자주 나온다. 수비 전략이 다채롭지는 않으나 코트 위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쏟는다. 서동철 감독은 “작년까지 우리는 수비를 가장 못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수비를 잘 하는 팀이 됐다”며 “우리 선수들이 흥이 많은데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흥을 낸다”고 미소지었다.
KT는 2017 신인 드래프트 전체 1·2순위로 입단한 허훈과 양홍석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암흑기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우승후보로 꼽기에는 수비와 조직력이 부족했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알찬 오프시즌을 보내며 퍼즐 조각을 맞췄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원 입성 첫 시즌부터 정상을 응시하는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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