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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제주는 올 시즌 막강 중원을 구성한다. 이창민이 남아있고, 이적시장을 통해 윤빛가람과 최영준이 합류했다. 중원 조합만 놓고 보면,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와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관건은 이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느냐다. 제주는 지난 시즌 3-4-3 포메이션을 주로 가동했다. 측면 수비수 정우재와 안현범을 살리면서 중원엔 2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이창민의 파트너는 김봉수를 비롯해 김영욱(대전하나시티즌), 이동수(인천 유나이티드) 등으로 계속 바뀌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제주는 동계훈련을 통해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점검했다. 스리백에서도 기존 포메이션이 아닌 3-5-2를 가동하면, 세 선수를 동시에 기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최전방을 스리톱이 아닌 투톱으로 형성해야 한다. 파괴력 측면에서 보면 다소 아쉽다. 포백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유다. 최영준을 원볼란치로 세우고, 윤빛가람과 이창민을 한 칸 전진 배치하는 게 기본 골격이다. 활동량과 수비력이 강점인 최영준에게 포백을 보호하는 구실을 맡긴다. 그렇게 되면 패스와 공격성이 뛰어난 윤빛가람과 이창민은 수비보단 2선 공격수들과 호흡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남기일 감독은 지난시즌까지 이창민에게 공격성 자제령을 내려왔다. 이창민이 공격 본능을 잠시 내려놓고 경기 운영과 조율에 집중해 왔다. 이창민의 장기인 강력한 중거리 슛은 더 위협적인 무기가 된다. 물론 상황에 따라선 이창민이 3선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최영준이 한 칸 전진하면, 압박 라인을 한층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윤빛가람과 최영준은 큰 어려움 없이 팀에 녹아들고 있다. 상무에 탈락한 이창민은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부상으로 지난해 10월31일 대구FC전이 공식전 마지막 출전이다. 실전 감각의 우려는 있으나, 몸 상태가 괜찮다. 14일 열린 K리그1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동료 안현범이 “잃을 게 없다. 올 시즌 기대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제주는 20일 홈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올 시즌 강력한 무기가 될 제주 ‘쓰리 미들’의 위력이 공개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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