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털털한 웃음소리와 밝고 사랑스러운 에너지. 혜리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모습이다.

KBS2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이하 꽃달)’ 강로서는 혜리의 이런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난 인물이었다. 전작 tvN ‘간 떨어지는 동거’에 이어 ‘꽃달’에서도 로맨스 연기를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냈다. 화상 인터뷰로 만난 혜리는 “쉬지 않고 이어진 작품이었는데 그 안에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고 아쉬웠던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낀 촬영이었다”고 돌아봤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에 대해선 “이전에는 의욕이 앞서고 ‘열심히 할 거야’ ‘재밌어’ 이런 느낌의 배움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이걸 놓쳤나 내가 이렇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하고 시야를 넓히는 연습을 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 거 같다. 오히려 스스로에겐 성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꽃달’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과 술을 빚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여인의 로맨스 드라마다. 혜리는 극중 세상이 정한 법과 규칙, 양반이라는 체면보다 먹고 사는 일이 더 중요한 날품팔이 아씨이자 생계형 밀주꾼 강로서 역으로 열연했다.

강로서에 대해 “어떤 선에 안주하지 않고 늘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다. 나는 왜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긴 한데 그걸 깨부술 만한 용기는 없다. 그래서 80% 정도 닮은 거 같다. 로서 만큼 용기는 없다. 그래도 로서 만큼 현명해지고 싶다”고 싱크로율에 대해 말했다.

혜리

혜리가 사극에 도전한 것은 2018년 개봉한 영화 ‘물괴’ 이후 두 번째다. 혜리는 이번 작품에서 원칙주의 감찰 남영 역의 배우 유승호와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유승호 역시 ‘군주’ 이후 4년 만의 사극 복귀작이었다. 유승호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진중하지 할 정도로 나이가 어리지만 배울 게 많은 상대였다”며 “유승호에게 제일 고마웠던 건 내 구체적인 연기에 대한 팁보다 나에 대한 장점을 많이 알려줬다. 자신감을 주는 말을 많이 해줘서 고마운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혜리는 2017년부터 배우 류준열과 공개 열애를 이어오고 있다. ‘꽃달’ 방영 이후 류준열의 반응에 대해 “늘 잘 해내고 있다고 응원해준다. 이번에 특별히 말을 덧붙여준 건 내가 했던 작품들 중에 시나리오가 제일 재밌었다고 해줬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혜리는 2015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성덕선 역으로 열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MBC ‘투깝스’, tvN ‘청일전자 미쓰리’, ‘간 떨어지는 동거’, 영화 ‘물괴’, ‘판소리 복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놀라운 토요일’ 등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혜리는 전환점이 된 작품에 대해 “‘놀라운 토요일’ ‘판소리 복서’를 하게된 전 시점과 이후 시점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그래 나는 할 수 있어’란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혜리

10대 때 그룹 걸스데이에서 상큼발랄한 막내였던 혜리도 내년이면 30대에 접어든다. 이를 언급하자 “이렇게 나이가 갑자기 많이 먹은지 몰랐다”며 털털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 그는 “바쁘게 살았지만 좀 더 도전했으면 어땠을까 고찰하게 된다. 게으르게 산 거 같다. 30대에는 그런 후회하지 않도록 부지런히 살고 싶다”며 “올해의 목표는 ‘부지런함’이란 타이틀로 잡았다. 그리고 부지런하게 살려면 건강해져야겠다고 생각해 얼마전 필라테스를 시작했다”고 당차게 말하며 웃었다.

10년간 연기를 해오면서 이제는 배우라는 수식어도 한층 더 자연스러워진 혜리다. “쑥스럽기도 하고 이런 질문을 제가 받아도 되나 싶다”며 “잘한다고 하면 더 잘하고 싶고, 못한다고 하면 안하고 싶다. (웃음) 그래서 30대가 더 기대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그러면서 “20대엔 ‘다음엔 더 잘해야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면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시기인 거 같다. 다가오는 30대가 더 성장할 수 있고 더 잘해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걱정보단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