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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 | 사진 키움 제공

[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기자] 키움이 첫 연습경기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어차피 승패는 중요하지 않지만, 체크할 부분은 보였다. 눈에 띈 쪽은 ‘5번 타순’이었다. 여차하면 시즌 내내 고민이 될 수 있다.

키움은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선취점을 낸 후 대량 실점을 하면서 1-5로 패했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긍정적인 부분은 적지 않았다. 선발 타일러 애플러가 호투를 펼쳤고, 야시엘 푸이그도 안타를 때려냈다. 첫 실전임에도 선수들의 몸놀림이 전체적으로 가벼워 보였다.

경기 라인업에서 이례적인 부분은 있었다. 5번 타순에 김혜성을 배치한 것이다. 구단에게도, 선수에게도 낯선 자리. 결과적으로 이날 김혜성은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1번 이용규, 3번 이정후, 4번 야시엘 푸이그가 모두 안타를 기록했는데 김혜성은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첫 실험은 ‘실패’ 소리가 나올 법했다.

김혜성은 2017년 데뷔 후 2021년까지 5번 타순에서 통산 35타석에 선 것이 전부다. 32타수 7안타, 타율 0.219로 기록도 좋은 편은 아니다. 2021년의 경우 선발 5번 타자로 6경기 출전했다. 총 23타수 6안타, 타율 0.261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선발 1경기에 4타수 무안타였다. 상대적으로 김혜성에게 5번 타순은 ‘맞지 않는 옷’에 가까웠다.

스타일이 그렇다. 장타보다는 정확도와 빠른 발을 갖춘 선수. 테이블 세터 유형이다. 프로 커리어에서 2번 타자로 가장 많이 뛰었고(563타석), 그 다음이 8번 타순(465타석)이었다. 지난해에도 주로 2번으로 출전해 리드오프 이용규와 호흡을 맞췄다.

이런 김혜성이 첫 연습경기에서 5번에 배치됐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를 4번에 두는 것이 가장 낫다는 판단을 했다. 이정후와 시너지를 볼 것이다. 그 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김혜성이 작년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우리 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중심에 있어야 할 선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올 시즌이 김혜성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 테이블 세터로 좋은 경험을 했고, 성적도 냈다. 이번에는 푸이그 뒤에 배치를 한 번 해봤다”고 덧붙였다.

2021년 김혜성은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3홈런 66타점 99득점 46도루, OPS 0.739를 마크했다. 데뷔 첫 3할을 쳤고, 도루도 가장 많았다. 타점과 득점, 출루율(0.372)까지 모두 개인 최고 수치를 올렸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한 시즌을 보낸 셈이다. 시즌 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다.

홍 감독의 말처럼 2022년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그것도 꽤나 난이도가 있어 보인다. 제대로만 된다면 베스트다. 신개념 중심타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키움의 커다란 고민이 된다. 중요하지 않은 타순은 없지만, 중심인 5번은 팀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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