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BASEBALL MLB SEASON DELAYED
쇠사슬로 굳게 문이 닫혀 있는 조지아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홈구장 트루이스트 파크. 구단주들의 직장폐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애틀랜타(조지아주)|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의 직장폐쇄는 6일로 95일째다. 지난 2일 메이저리그 구단주와 선수노조의 노사단체협약 협상 결렬은 돈 문제였다.

최저 연봉, 이른바 사치세(Luxury Tax)의 문턱을 낮추는 경쟁균형세(Competitive Balance tax threshold), 연봉조정신청 전의 보너스 기금(Pre-Arbitration Pool) 등이다.

최저 연봉은 구단주측은 70만 달러, 선수노조 72만5000 달러, 연봉조정신청 전 보너스 기금은 구단주 3000만 달러, 선수노조 8500만 달러, 경쟁균형세 문턱 구단주 2억2000만 달러, 선수노조 2억3800만 달러로 맞서 있다.

◇CBT 문턱

가장 첨예하다. 지난 2일 구단주측이 5가지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을 때 4개 구단이 경쟁균형세에 반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LA 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신시내티 레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다.

LA 에인절스의 반대가 예상 밖이다. LA와 애너하임을 근거지로 하는 에인절스는 스포츠 마켓이 큰 곳이다. 방송중계권료도 디트로이트, 신시내티, 애리조나에 비해서 월등히 크다. 이미 앨버트 푸홀스와 10년 2억1000만 달러,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과 미국 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액인 12년 4억2600만 달러 대형 장기계약을 맺었던 에인절스라는 점에서 의외다.

선수노조는 CBT 문턱을 낮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종전 ‘사치세’라 불리웠던 CBT는 미리 정해진 급여 기준을 초과하는 구단에 MLB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국세청의 세금이 아니다. 일종의 기금 적립이다.

MLB는 다른 종목처럼 샐러리캡 연봉 상한제가 없다. 부자 구단이 무한정 돈을 투자할 수 있는 구조다. 이를 제어하는 게 사치세다. 예전 뉴욕 양키스가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대어급들을 대거 영입하자 보스턴 레드삭스 래리 루키노 전 사장은 양키스를 ‘악의 제국(Evil Empire)’이라고 불렀다. 돈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산다고 비난한 것.

그러나 최근들어 부자 구단들이 사치세를 피하면서 소극적인 투자로 방향을 바꿨다. 선수 노조들이 노사단체협약에서 이를 낮추려는 것이다. 즉 돈많은 구단이 돈을 쓰라는 것이다. CBT를 올려야 팀연봉이 올라가면서 사치세를 피하게 된다.

CBT는 스몰 마켓 구단과 전혀 상관이 없다. 탬파베이 레이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같은 스몰마켓은 빌 게이츠가 구단주가 된다면 모를까. 팀연봉을 2억 달러까지 끌어 올릴 수가 없다. 지역 방송중계권료가 한정돼 있다. 구단 수입의 절대 요소는 로컬 방송중계권료다. 뉴욕 다음으로 시장이 큰 LA 다저스는 스펙트럼과 25년 83억5000만 달러(10조1661억 원) 중계권료 계약으로 해마다 3억3400만 달러(4066억 원)의 고정 수입을 갖고 있다.

CBT는 해마다 상승된다. 2003년 1억1700만 달러, 2007년 1억4800만 달러, 2012년 1억7800만 달러, 2017년 1억9500만 달러, 2022년 2억2000만 달러(선수는 2억3800만 달러 제시)다.

2021년 2억 달러 이상 연봉팀은 뉴욕 메츠(2억118만9189 달러), 뉴욕 양키스(2억566만9863 달러), LA 다저스 2억6602만809 달러) 등 3팀이다. MLB 전체 구단 평균 연봉은 1억3220만6525 달러다.

1억 달러 이하는 최하위 볼티모어 오리올스(4242만1870 달러)를 비롯해 밀워키 브루어스(9937만7415 달러) 등 12개 구단이다. 이 가운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탬파베이, 밀워키 두 팀이다. 시애틀은 최종일까지 경쟁을 벌였다.

Lockout Baseball
지난 2일 노사단체협역 협상이 결렬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뉴욕 메츠 투수 맥스 셔저(오른족)와 선수노조 수석협상 대표자 브루스 마이어. AP연합뉴스

◇선수노조의 포스트시즌 14개팀 제안 돌파구

ESPN은 5일 선수노조측이 협상 결렬 후 포스트시즌 팀을 구단주측이 제시한 12개에서 두 팀을 더 확장하는 14개팀으로 늘리자는 새 제안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10개다. MLB는 4대 메이저 종목 가운데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가장 적다. 선수노조가 협상 돌파구를 찾으려는 제안이라는 해석이다.

포스트시즌 14개팀 확장은 양날의 칼이다. 포스트시즌 팀이 늘어나면 부자구단이 굳이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그러나 구단들의 수입은 확실히 증가된다. 차후 중계권료 인상 요인이 된다. 협상 데드라인 때 구단주의 새 제안을 반대한 4팀을 의식한 선수노조의 대응일 수도 있다.

스몰마켓 팀들은 포스트시즌 확장에 무조건 찬성이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미국 4대 종목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인 2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2001년이 마지막이었다. 미국 스포츠의 플레이오프는 머니 게임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