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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튼 롯데 감독.  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기자]“옵션은 많을수록 좋다.”

프로야구 롯데의 사령탑 래리 서튼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투수를 비롯해 내·외야에서 주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올해 롯데의 뎁스가 강해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예정된 롯데와 두산의 시범경기 2차전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 경기 취소 전 만난 래리 서튼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경쟁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감독 입장에선 매우 행복하다”고 운을 떼며 “경쟁은 선수들의 기량을 최고로 이끌어낼 수 있다. 옵션은 많을수록 좋다. 옵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뎁스가 강하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에선 주전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먼저 선발진에선 외국인투수 2명과 토종 에이스 박세웅 등 3선발까진 확정된 분위기다. 4선발에는 이인복이 유력해 보인다. 서튼 감독은 “코로나·부상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인복이 4선발이다. 이인복은 스나이퍼와 같은데 조준경 같은 정확한 제구를 갖고 있다. 그 조준경을 더 정교하게 가다듬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한자리 5선발에 대한 행복한 고민이다. 김진욱, 서준원 등이 있는 상황에서 확실한 셋업맨으로 필승조인 최준용까지 선발경쟁에 합류했다. 서튼 감독은 “최준용은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하며 빌드업 중이다. 시범경기가 끝날 때쯤이면 윤곽이 잡힐 거 같다”며 “최준용이 선발이 가능하다면 6선발 등 옵션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만약 최준용이 셋업이 더 어울린다면 우리 불펜이 더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선 옵션은 많을수록 좋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유격수 경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시범경기에서 오른손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학주를 제외하고 박승욱, 배성근 등이 활약하며 눈도장을 찍고 있는 것. 서튼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튼 감독이 5선발과 유격수 등 경쟁에서 눈여겨보는 것은 바로 ‘꾸준함’이다. 꾸준히 잘 해주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경쟁에서 보는 덕목 중 첫 번째가 꾸준함이다”며 “5선발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꾸준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고 자신의 장점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선수가 5선발이다. 뎁스 좋은 상황이다. 많은 선수들이 5선발 경쟁 중인데 누군가 그 자리를 맡을 것이고 탈락한 선수는 불펜 또는 6선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격수도 마찬가지다. 서튼 감독은 “유격 경쟁에서도 꾸준함을 본다. 꾸준하게 자신의 루틴 지키며 얼마나 잘해주느냐다. 평범한 땅볼 등 타구들을 꾸준히 잘 처리해 주는 게 유격수의 기본 역할”이라며 “박승욱, 배성근, 이학주가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꾸준함을 보여줬다. 그런측면에서 모두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