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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대전=윤세호기자]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지난해에도 이미 같은 고민을 했던 만큼 이제는 뚜렷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지난 27일 정우람이 허용한 만루홈런을 돌아보며 고뇌했다.

모든 계획을 원점으로 돌리는 홈런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27일 마무리투수로 올시즌을 맞이할 것 같았던 정우람이 역전을 허용하는 만루포를 맞았다. 정우람은 KIA와 홈경기 9회초 시작부터 연속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이후 1사 1, 2루에서 신예 김석환에게 볼넷을 범해 1사 만루로 몰렸고 한승택에게 던진 패스트볼이 만루홈런으로 연결됐다. 한화는 5-4 리드 상황에서 9회에 돌입했으나 정우람의 블론세이브로 5-8 역전패를 당했다.

결과 만큼이나 과정도 아쉬웠다.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고 한승택을 상대하는 과정에서는 치명적인 실투가 나왔다. 볼카운트 3-2에서 몸쪽 패스트볼을 던지려 했으나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지점을 향해 장타로 연결됐다.

전성기의 정우람이었다면 날카롭게 몸쪽을 공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지난 2년 동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정우람이다. 지난 시즌 중에는 몇차례 마무리투수 보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정우람은 평균자책점 5.18, 피안타율 0.282로 고전하고 있다. 같은 기간 8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시즌 중 역전패는 1패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한화처럼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은 그 충격이 더 크다. 리드하고 있어도 경기 후반 역전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한화는 정우람을 대신해 강재민, 김범수가 세이브를 올린 바 있다. 올해도 개막을 5일 앞두고 같은 고민과 마주하고 말았다.

수베로 감독은 28일 LG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마무리투수에 대한 질문에 “아직 고민 중”이라며 근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한화 불펜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셋업맨 강재민의 마무리투수 전환을 두고는 “작년에 셋업맨 구실을 잘 한 것은 맞다. 하지만 마무리투수로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직 실전 등판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1년 강재민은 58경기 63.1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5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피안타율도 0.220로 낮았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의 말처럼 시즌을 앞두고 충분히 실전을 소화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27일까지 시범경기 등판도 전무하다. 시즌 개막에 맞춰 마무리투수에 변화를 주려면 김범수, 윤호솔, 주현상 등 다른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날 포함 두 차례 시범경기를 치르면 개막전을 앞두고 예정된 공식 경기는 모두 종료된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묘수를 찾아내야만 하는 수베로 감독과 한화 코칭스태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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