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FC서울 조영욱, 역전골을 넣어야 해!
FC서울 조영욱(오른쪽)이 지난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강원FC와의 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FC서울이 최근 3연패 등 부진에서 벗어나는 데 조력자 구실을 한 건 조영욱(23)이다.

조영욱은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수원 삼성과 K리그1 9라운드 ‘슈퍼매치’ 라이벌전에서 0-0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던 후반 34분 팔로세비치의 왼발 결승골을 돕는 전진 패스로 팀의 2-0 완승에 힘을 보탰다. 그는 앞서 지난 6일 강원FC와 8라운드 홈 경기(2-2 무)에서도 1-2로 뒤진 후반 30분 한승규의 동점골을 돕기도 했다. 최근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단순히 공격포인트 뿐 아니라 조영욱은 전방에서 공을 지키고 동료와 연계플레이 하는 데 한층 눈을 떴다. 청소년 대표 시절에도 볼을 간수하는 능력이 돋보이긴 했으나 힘과 스피드가 다른 K리그 무대는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조영욱은 키 181㎝, 몸무게 73㎏으로 공격수로는 평범한 체격이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K리그 수비수를 상대로 등을 지면서 노련하게 동료의 공간 침투를 돕거나, 키패스로 기회 창출을 끌어내는 장면이 많아졌다. 수치로도 간접 증명된다. 그는 올 시즌 피파울이 18회로 K리그 전체 선수 중 이청용(18회·울산)과 공동 4위다. 그런데 국내 공격수 포지션 선수 중 5위 안에 드는 건 조영욱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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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조영욱은 12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대표팀을 가거나, K리그 경험이 쌓일수록 공격수가 전방에서 공을 지키는 힘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실제 훈련 때부터 가장 신경 쓰고 있다”며 “내가 정통 9번 스트라이커처럼 신체가 크고 앞에서 버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현재 팀에서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겨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은 올 시즌 양질의 패스를 바탕으로 농익은 2선 플레이에도 여전히 전방에서 마무리 패스 또는 한 방을 책임질 원톱 부재로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약점을 지우는 게 조영욱이다. 그는 안 감독 체제에서 기존 측면 플레이에 국한하지 않고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안 감독이 서울의 소방수로 부임한 뒤 조영욱은 하반기에만 5골을 몰아쳤다. 올 시즌엔 득점(2골) 뿐 아니라 기존 9번 스트라이커의 역할처럼 전방에서 공을 지키면서 동료의 기회를 만드는 데도 이바지하는 것이다.

자신의 롤모델인 세르히오 아게로(아르헨티나·은퇴)의 영상을 보면서 연구도 한단다. 그는 “아게로는 작지만 땅땅한 체격을 바탕으로 침투와 득점에 능하다. 나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다. 그런데 아게로는 전방에서 공 간수와 연계 플레이에도 능하다. 영상을 보면 공 받는 위치가 일단 매우 좋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한 자리에서 수비수 등을 계속 지는 건 힘들다고 여겨서 최대한 수비보다 먼 거리에서 포지셔닝하며 지켜주는 것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득점 욕심도 숨기진 않았다. 조영욱은 “일단 팀 성적이 더 나아져야 하므로 개인 골 욕심보다 지금처럼 연계 플레이에 주력하고 싶다. 다만 한승규, 황인범 등 좋은 미드필더가 합류한 만큼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