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경주 모습

[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임채빈을 제외한 성적 상위 30위권이 총출전한다. 3일 내리 역대급 혼전의 연속이 예상된다. 그만큼 긴장과 재미를 보장한다.

경륜계 최강자 임채빈은 더 이상 벨로드롬의 이슈메이커가 아니다. 이미 보여줄 건 다 보여줬기 때문. 그를 둘러싼 아니러니다.

임채빈의 수식어는 다음과 같다. 훈련원 조기졸업, 데뷔후 최단기간 특선 특별승급, SS반 진입, 슈퍼특선반 연전연승의 도장깨기 신드롬, 그랑프리 4회 우승자 정종진과의 2회 맞대결에서 완승, 지난해 그랑프리 포함 출전했던 대상경주에서 전승, 현재 43연승 질주 등. 그리고 최소 10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 봤던 정종진의 50연승 경신마저 초읽기 상태다.

이정도면 임채빈의 우승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몇몇 팬들은 낙차사고가 없는 한 임채빈의 100연승도 가능하다고 할 정도다. 이에 대해 ‘허황되다’라고 쉽게 반문하기가 힘들다. ‘절대강자 타노스’ 임채빈의 독주가 이어지자 관심은 2위권 대결로 향한다. 2진급으로 분류되던 만년 기대주와 유망주가 반란을 꾀한다.

4월 17일 현재 시즌 전체 성적순위를 보면 슈퍼특선반에서 황인혁이 유일하게 3위로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출전 정지중인 정종진을 비롯해 정하늘, 성낙송은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SS반=달리는 보증수표’ 등식은 이제 없다. 반면 이들 앞에서 늘 희생타를 자처하거나 마크 2착이라도 차지하기 위해 눈치작전을 구사하던 후위 그룹은 연일 상종가다. 승승장구중이다.

이번에 열리는 대상경륜(제26회 스포츠조선배)에서 안타깝게 임채빈은 볼 수 없다. 경주 출전에 대한 주선 주기(배분)가 적용됐고 특히 2022 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되기 위한 평가전(4월말)에 참가하기 위해 합숙훈련에 돌입했기 때문.

따라서 이번 대상경륜에는 각각 성적 2위, 4위인 정해민, 인치환을 포함함 10위권 선수들이 우선 출전 자격을 받았다. 그외 30위권 내 선수들도 주요 대상자다.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같은 선수가 30명에 이른다. 역대급 혼전이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이번 대상경륜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자.

2019스포츠조선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황인혁

랭킹 2위는 정해민이다. 그러나 그는 2주전 10위 양승원, 4위 인치환에게 토일 내내 무너졌다. 지난주 임채빈에 이어 2, 3위를 차지했던 정정교, 정재원은 금토 18위 전원규에게 패했다. 4위 인치환도 지난 2월 성낙송은 물론 김범수에게도 패배했다. 임채빈 부재로 1, 2위가 요동친다. 이번 대상도 무주공산이다. 단 한명을 우선적으로 손꼽기 힘들다. 다만 마크 추입으로 전법이 단조로운 선수보다는 한바퀴 정도 자력으로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평가는 가능하다.

큰 경기에선 개인의 힘 못지않게 위치 선정과 같은 전개상의 유불리 중요하다. 그게 당락을 가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 기세가 상승세인 동서울, 세종, 김포 선수를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눈빛만 교환해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그만큼 숙련된 연대 전술의 소유자들이다. 경륜은 기록경기가 아닌 만큼 전술의 중요성이 크다. 많은 선수를 확보한 팀이 그만큼 좋은 작전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낼 확률도 높다.

2019년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 시상식에서 입상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좌측부터 2위 정하늘 1위 황인혁 3위 신은섭)

2019년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 시상식에서 황인혁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다

기세는 물론 다양한 전술 능력에 연대 세력까지 풍부한 선수들이 있다. 바로 황인혁, 정해민, 인치환이다. 이들은 팀의 중심으로 아군의 지원 사격도 받을 수 있다는게 플러스다. 이들은 득점상 시드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 금토 예선 준결승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를 맞을 수 있다. 유력 우승 후보군으로 꼽을 수 있다.

우승후보군에서 한발 떨어져있지만, 최근 기세와 특정 전법의 기록을 보면 김관희, 전원규, 양승원, 공태민, 정정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선행형의 이미지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칙 운영을 통해 좁혀갈 수 있다. 또한 과거에는 강자를 위해 희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철저히 개인주의다. 기회가 오면 투지와 집중력은 올라간다. 첫날부터 돌풍을 몰고 올 수 있다. 그래서 중고배당 마니아들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경륜 태동 후 단위 등급으론 이번 대상이 가장 큰 혼전이 될 것”이라면서 일단 팬들에겐 조심스런 베팅 전략을 당부했다. 그리고 주목할 선수론 “해당 회차 컨디션 집중력이 좋은 선수, 전술이 다양해 상황에 따라 변칙을 시도할 수 있는 자유형, 연대면에서 양적 질적으로 풍부하거나 유리한 선수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