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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기자] 장애인들이 오랜만에 밖으로 나와 골프 클럽을 휘둘렀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참석한 선수들은 하나 같이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와 골프존문화재단, 대한장애인골프협회가 준비한 ‘2022년 장애인골프 대축제’가 20~21일 양일간 진행됐다. 20일에는 대전 유성구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스크린골프 대회가 열렸고, 21일에는 골프존 카운티 안성 H에서 필드 골프 대회가 진행됐다.
1일차인 20일 대전으로 많은 선수와 관계자들이 모였다. 참가 선수만 60명. 전국 단위 예선을 거쳐 60명을 추렸고, 4개 장애유형(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시각장애, 지적장애)으로 나눠 자웅을 겨뤘다. 대회이기에 승부는 갈리기 마련이다. 순위를 정해 시상도 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골프존문화재단 김윤길 사무국장은 “예전부터 지원을 하고 있다. 10년 정도 됐다. 처음에 장애인들에 대한 골프 레슨으로 시작했고, 대회로 확대됐다. 필드 대회의 경우 4회 정도 된다. 회사에서 장애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 끝에 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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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일반인들보다 더 잘 치는 분들도 있다. 이런 대회를 통해 좀 알리고 싶다. 비장애인과 함께할 수 있으면 한다. 최근 코로나로 열리지 못했으나 이제는 가능하면 매년 대회를 진행하고자 한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뿌듯하다. 학생 시절 처음 배웠던 선수들이 성인이 됐다”며 미소를 보였다.
서지원 경기위원장은 “사고 없이 대회가 잘 진행된 것 같다. 3년 만에 대회가 열렸다. 장애인들이 골프를 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대회가 있어서 다행이다. 기본적으로 수요가 많다. 기회가 부족하다. 더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회를 보면서 개인적인 생긴 욕심이라면, 내년에는 아시아권으로 확대해서 스크린골프 대회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온라인으로 연결이 되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도 좋지 않겠나”며 웃었다.
참가자들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한 선수는 “출전 자체로 굉장히 좋다. 영광이다. 스크린골프 시설도 좋다. 와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생겼다. 관계자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즐겁게 골프를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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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참가자는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 이런 대회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골프가 대중화됐다. 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조금씩 마련되고 있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알 필요가 있다. 홍보가 더 되면 인프라도 더 구축이 되지 않겠나”고 짚었다.
이날 대회에서 시각장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이승우는 “나는 원래 비장애인이었다가 후천적으로 시력에 문제가 생겼다. 예전보다 많이 치지는 못했지만, 도움을 받아 골프를 치고 있다. 이런 대회에 참석하게 되어 너무 좋다. 지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이런 자리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도 설명했다. “아무래도 필드에서 일반인들과 어울리는 것이 만만치 않다. 대회가 없으면 필드에 나가기가 어렵다. 특히 진행이 느린 것이 걸린다. 배제를 당하는 감이 있다.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골프장 측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진행이다. 장애인에 대한 대접이 조금 아쉽다”고 강조했다.
같은 생각들을 내놨다. 장애가 있기에 일반인과 같을 수는 없다. 이 점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 나아가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더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포츠는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