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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역사적으로 미국에 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아시아의 섬나라 일본이 유일하다. 하지만 1945년 8월 원자폭탄 두 방을 얻어 맞고 미국에 항복했다.
겁없이 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여러 면에서 미국과 경쟁을 벌였다. 전후 도교올림픽을 거친 일본은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하지만 미국의 한계를 느끼고 포기했다. 이때 함께 나선 게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은 최강이다. 미국에서도 일본 ‘망가’는 인정한다.
일본인들이 스포츠에서 미국과 경쟁을 벌여 이길 수 있다고 믿는 종목이 야구다. 야구는 일본의 국기다. 일본인 특성에 딱 맞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세밀한 기록 분석, 선수들의 이른바 ‘쿠세(버릇)’를 찾아내는 것도 일가견이 있다.
신임 허구연 총재가 들어선 뒤 KBO는 국내에서의 메이저리그 개막전 등을 하겠다고 발벗고 나섰다. 현실적으로 난관이 많아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일본은 88년 전인 1934년 메이저리그를 초청한 야구의 나라다. 당시 MLB 일본 투어에는 코니 맥 감독을 비롯해 홈런 아이콘 베이브 루스, 철마 루 게릭, 지미 폭스, 레프티 고메스, 찰리 게린저 등 훗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슈퍼스타들이 대거 참가했다.
MLB와 활발한 교류는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일본에서 개막전도 치렀고, 2018년에는 시즌 후 MLB 올스타를 구성해 도쿄돔, 나고야돔 등에서 올스타전을 6차례 벌이기도 했다.
1995년 노모 히데오, 2000년 이치로 스즈키, 2003년 마쓰이 히데키 등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붓물터지 듯했다. 스타플레이어들이 미국으로 향하면서 일본 프로야구는 위기감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쪽에서는 더 많은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함으로써 우수한 자원들이 야구를 하게된다며 긍정론이 우세했다.
일본이 미국이 주최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임하는 자세를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은 1,2회 우승뿐 아니라 4차례 대회에서 모두 3위 이상을 기록했다. 최고 야구 강국이다.
LA 에인절스 이도류 플레이어 오타니 쇼헤이(28)의 어렸을 적 야구일기를 봐도 목표는 메이저리그 진출이고 MVP 수상이다. 일단 단계적인 꿈은 이뤘다. 엄밀하게 보면 오타니는 이미 MLB를 정복했다. 투타를 겸한 선수가 레전드 베이브 루스가 유일했는데 그를 능가했다.
오타니가 일본에 머물렀다면 메이드 인 재팬의 슈퍼스타에 불과하다. 일본에서 활동을 누가 관심있게 보겠는가. 세계 최고 야구무대 MLB에 진출하면서 그동안의 스포트라이트와는 완전히 다르다. 미국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 등과 어깨를 견줄 만한 스타가 됐다.
오타니는 2023년 겨울 또는 2024년 초 또 하나 MLB를 정복할 태세다. 바로 연봉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2023시즌 프리에이전트가 되기 전 구단은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 트라웃, 앤서니 렌돈 등 연봉 3000만 달러 선수를 2명씩이나 확보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오타니마저 데리고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본인도 경쟁력없는 팀에서 야구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ESPN의 야구전문기자 버스터 올니 기자는 방송을 통해 오타니가 MLB 사상 최초로 연봉 5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MLB 최고연봉자는 모두 백인 미국인이다.
최고 연봉은 뉴욕 메츠와 3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한 맥스 셔저. 연봉 4333만 달러(574억 원). 최대 계약 트라웃 12년 4억2600만 달러(5644억 원), 연봉 3550만 달러, 투수 최대 계약 뉴욕 양키스 게릿 콜 9년 3억2400만 달러(4293억 원), 연봉 3600만 달러다.
오타니가 MLB 최고 연봉에 사인하는 날 일본이 미국 야구를 확실하게 점령했다고 봐도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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