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건희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첫 주연작을 무사히 마친 배우 송건희가 새로운 도전을 통해 기존의 바른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서 한 발짝 더 성장했다.

왓챠 오리지널 ‘최종병기 앨리스’는 의문의 전학생이자 킬러 겨울(박세완 분)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여름(송건희 분)이 만나 범죄 조직에 쫓기는, 핑크빛인 줄 알았는데 핏빛으로 물든 학교생활을 그린 하이틴 액션 로맨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 JTBC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과 영화 ‘내가 버린 여름’의 서성원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인기 드라마 ‘SKY 캐슬’에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후 ‘녹두전’, ‘미씽: 그들이 있었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입지를 넓혀온 송건희는 ‘최종병기 앨리스’에서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고통을 위안으로 삼으며 비폭력으로 학교를 평정하는 잘생긴 또라이 ‘여름’ 역을 맡아 가늠하기 어렵고 쉽지 않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작품과 함께 배우고 성장했다고 말했다. 첫 장르물이자 첫 주연작이었던 ‘최종병기 앨리스’를 돌아본 그는 “내 인생에서 손꼽을 만한 기회였다. 감독님과 연기 작업을 했던 순간순간이 정말 소중하다. 한 발짝 나아가게 해준 작품일 거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건희는 ‘최종병기 앨리스’에 끌린 이유에 대해 “주인공을 제안주신 게 처음이라 감사드렸다”고 운을 뗐다. 첫 주연작이란 의미도 컸지만 여름이란 독특한 캐릭터에 끌렸다고. 그는 “여름이란 친구가 한국 드라마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캐릭터라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이틴물에 대한 욕심도 있어서 여름이가 더 욕심났다. 오랜만에 교복을 입은 내 모습을 보니 좋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잘생긴 또라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여름이란 캐릭터에 공감하기 쉽지만은 않았다. 여름에 대해 송건희는 “나와 비슷한 점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로 죽지 못해 살아가는 과정과 ‘고통을 고통으로 잊는다’는 말 자체도 내가 체감하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병헌, 서성원 감독과 여름의 캐릭터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그는 “어떻게 보면 철없는 소년 같기도 하면서 속을 모르는 느낌이 들게 하고 싶었다. 말투가 느리다 보니 그런 루즈함에서 나오는 매력도 있었으면 했다”며 “전사가 어둡다고 해서 캐릭터 자체를 어둡게 그리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께서도 굳이 여름이를 어둡게 그리진 않았으면 좋겠다 하셨다”고 전했다. 여름이로 지내다보니 어느 순간 여름에게서 실제 송건희의 자세와 말버릇이 투영됐다는 송건희다.

송건희

극중 수많은 액션신 중 주로 맞는 연기를 많이 하느라 촬영 중 허리를 다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맞는 신이 많아서 낙법이나 기본 체력 훈련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4층 옥상에서 와이어 촬영을 하다가 합이 안 맞아서 강판에 허리가 찍혔다. 다행히 골절은 없고 뼈 타박상이었는데 너무 아팠다. 후유증이 있었는데 치료를 잘 받아서 회복했다. 그런데 와이어 신이 조금 무서워지긴 했다. 겁이 좀 생겼다.”

함께 로맨스 연기도 펼친 박세완과의 호흡에 대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라고 말하며, 박세완에 대해 “예쁘고 ‘꽃’ 같은 배우”라고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실제로도 밝고 착하고 현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다. 처음에 세완 누나가 겨울이를 한다고 했을 때 되게 설렜다. 평소에 누나가 한 작품들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꼭 한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다. 정말 열심히 해서 함께 하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다”고 뿌듯해했다.

히트작 ‘SKY 캐슬’에서 영재 역할로 모범생 이미지가 쌓인 송건희는 변신에 대한 갈증도 컸다. ‘최종병기 앨리스’로 기존의 이미지를 한 꺼풀 벗겨내고 차기작인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로 또 한 번 색다른 변신에 나선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쌍둥이 형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배우 진영, 김영민, 김동휘 등이 출연한다. 송건희는 극중 소년원내 패거리들을 쥐락펴락하는 일진 ‘문자훈’역으로 분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악랄한 악역이라 기존에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거 같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왓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