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펜타 잔나비_9

[스포츠서울|조은별 기자]말은 어감, 어조, 현장의 분위기, 그리고 화자의 표정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같은 말이어도 활자로 읽는 것과 직접 보고 듣는 것에 따라 내포된 뜻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6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의 서브 헤드라이너로 나섰다 뭇매를 맞은 잔나비의 발언이 좋은 예다.

잔나비는 이날 공연 중 “저희가 2014년 펜타포트 슈퍼루키로 제일 작은 무대의 제일 첫 번째 순서로 시작해 야금야금 여기까지 왔다”며 “고지가 멀지 않았다. 한 놈만 제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음 팀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전하고 싶다. 펜타포트는 우리가 접수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공연의 마지막 주자이자 헤드라이너인 미국 밴드 뱀파이어 위켄드는 물론 다른 동료 아티스트에게 무례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확인하면 당시 잔나비의 발언이 다른 아티스트들에 대한 무례함, 오만함을 표현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들의 발언대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의 가장 작은 무대에서 출발한 신인이 8년 만에 서브 헤드라이너 무대에 설 만큼 성장했고 앞으로 페스티벌의 간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달했다고 해석하는 게 옳다.

당시 이들의 무대를 현장에서 직접 관람한 김작가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록페스티벌 무대에서 더 큰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멘트, 록밴드다운 패기와 스웨그를 마음껏 뽐낼 수 있는 발언이었다”라며 “실제로 잔나비의 발언에 현장의 수많은 관객들이 호응했다. 뱀파이어 위켄드를 비롯한 다른 아티스트들에 대한 무례함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의 발언이 뭇매를 맞았을까. 현장에는 일부 취재진도 공연을 관람했지만 때마침 잔나비 공연 시간에 한국계 미국인 밴드 재패니즈 브랙퍼스트(본명 미셸 자우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고 한다. 때문에 취재진 대부분이 잔나비의 공연을 보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누군가 온라인에 악의적으로 올린 글이 활자 그대로 기사화되면서 잔나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마지막 곡인 ‘컴백홈’을 부를 때 “집에 가라”고 발언한 것과 약 8분여 간 앙코르 무대를 이어간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집에 가라”는 멘트는 잔나비가 ‘컴백홈’을 부를 때마다 했던 단골 멘트다. 앙코르 무대 역시 주최 측과 협의된 셋 리스트 안에 포함돼 있었다.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측은 “모든 셋 리스트는 아티스트와 주최 측이 협의한 내용”이라며 “만약 아티스트가 10곡을 준비했다면 9곡을 부른 뒤 앙코르를 유도하고 마지막 곡을 부르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잔나비 뿐만 아니라 넬, 자우림 등도 각각 ‘스테이’와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앙코르 곡으로 불렀다.

또 록페스티벌의 특성상 일부 공연이 지연되기도 했다. 때문에 첫날인 5일에는 크라잉넛과 적재의 무대가, 7일에는 글렌체크와 더발룬티어스의 무대가 상당시간 중첩되기도 했다.

다만 자신들의 단독 공연 때 팬들에게 통용되는 “집에 가라”는 발언을 한 것은 잔나비 팬이 아닌 여타 관객들에게는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잔나비 소속사 페포니 뮤직 관계자는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뱀파이어 위켄드는 최정훈이 무척 좋아하는 밴드다. 평소 브이라이브에서도 종종 소개하곤 했다. 절대 뱀파이어 위켄드를 저격하는 멘트는 아니었다”라며 “하지만 불특정 다수의 관객들이 관람하는 무대에서 흥분을 이기지 못해 경솔하게 발언한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