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효하는 LG 선발 켈리
LG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컨디션 절정 에이스 투수의 피칭이 무엇인지 고스란히 펼쳐보였다.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구위와 커맨드, 그리고 볼배합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5.1이닝까지 퍼펙트 행진을 벌였고 8이닝 1실점으로 불펜 소모도 최소화했다.

켈리는 26일 잠실 KIA전에서 95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 3안타 0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4승째를 올렸다. 다승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고 평균자책점은 2.74에서 2.64로 내렸다. LG는 켈리의 활약을 앞세워 3-1로 KIA를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결점을 찾기 힘든 투구였다. 이날 켈리는 포심과 투심, 그리고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골고루 섞어 던졌다. 최고 구속 151㎞ 포심과 투심으로 상대를 압박하다가 초구로 커브를 던지는 등 다채로운 볼배합으로 KIA 타선을 흔들었다. 6회초 박동원에게 던진 패스트볼이 실투가 되면서 홈런을 맞았으나 이후 흔들림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켈리와 호흡을 맞춘 유강남은 “오늘 공이 미쳤다. 나는 마구마구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신이 나서 켈리의 공을 받았다. 켈리가 정말 대단한 투구를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 후 켈리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공을 받은 포수 유강남이 ‘공이 미쳤다’는 표현을 했다. 오늘 투구를 돌아보면 어떤가?

모든 게 잘 된 경기 중 하나였다. 초구 스트라이크로 카운트를 선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공 하나 하나 던지는 데에도 집중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유강남과 사인을 교환할 때도 고개를 거의 흔들지 않았다. 볼배합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호흡도 절묘했다

유강남과는 정말 많은 경기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누가 주도권을 갖는 게 중요하기 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사인이 맞는다. 물론 내가 고개를 흔들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같은 생각으로 갖고 경기에 임한다. 오늘은 특히 볼배합에 있어 서로 생각하는 게 잘 맞아 떨어졌다.

-박동원에게 던진 공이 오늘 경기 유일한 실투가 아니었나 싶다. 홈런 맞고 유강남이 올라왔는데 어떤 얘기를 했나?

그렇다. 패스트볼을 한 가운데에 던졌다. 이후 홈런 맞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다음 상황에 집중하자고 얘기했다. 더 집중하려 했다.

-KBO리그 첫 해였던 2019시즌에는 이렇게 볼배합이 다채롭지는 않았다. 시즌을 치르면서 구종 분포도가 점점 더 다양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투수로서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그리고 늘 변화를 주고 내 공을 진화시키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내가 던질 수 있는 네 가지 구종을 어느정도 완벽하게 던질 수 있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볼배합 같은 경우 유강남이 미리 짜놓는 게 있다. 특정 상황, 특정 타자에게 어떻게 볼배합을 할지 미리 짜놓고 준비한대로 실행한다.

-늘 개인 목표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것을 안다. 그래도 다시 다승 부문 단독 1위가 됐다.

개인 목표는 말하지 않는 것을 잘 알지 않나(웃음). 그래도 목표가 있다면 정규시즌 30경기를 건강하게 치르는 것이다. 시즌 내내 건강함을 유지하면 나머지는 따라온다고 믿는다. 시즌을 잘 보내면 나와 우리팀 모두 원하는 위치에 있지 않을까 싶다.

-여름을 지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은 투수이기도 하다. 포스트시즌 컨디션이 느껴지나?

올시즌도 우리팀은 포스트시즌을 치를 것이다. 그러나 아직 35경기 정도 남았다. 지금 목표는 매 경기 집중해서 1위 SSG를 잡는 것이다. 일단 목표는 1등이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고 포스트시즌이 되면 상황에 맞춰서 최고의 투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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