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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의리가 지난해 ‘광주 유니폼’을 입고 공을 뿌리는 모습.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KIA 이의리(20)는 에이스 양현종(34)을 이을 왼손 에이스 후보다.

양현종은 2007년 데뷔 후 첫 두 시즌 동안 중간계투로 뛰며 115.1이닝을 소화했고 1승 7패 5홀드를 기록했다. 이의리는 지난해 1차지명으로 입단해 15일 현재 45경기에서 232.2이닝을 소화해 12승15패를 기록 중이다. 양현종이 쓰고 있는 타이거즈 왼손 프랜차이즈 기록 전부를 바꿀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 물론 재능이 폭발했을 때 얘기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이의리는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전을 앞두고 같은 왼손인 윤영철(18, 충암고)의 지명소식을 접했다. 오는 21일이면 2년 선배인 김기훈이 군복무(국군체육부대)를 마치고 돌아온다. KIA의 10년을 이끌 왼손 삼총사가 구성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신인왕 출신인데다 2년 선배인 김기훈(41경기 131.1이닝)보다 더 많은 1군 등판 경험을 했으니, 젊은 타이거즈 왼손 삼총사 기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의리의 들쑥날쑥한 제구가 아쉽다.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두루 구사하는데, 긁히는 날과 아닌 날의 차가 크다. 약관에 불과한 어린 투수여서 아직 성장중으로 보는 시선이 많지만, 아쉬움까지 숨길 수는 없다. KIA 김종국 감독도 “밸런스가 들쑥날쑥하다. 좋은 구위를 가졌지만 활용을 못하는 것 같다. 좋아지기를 바라고 있는데, 본인도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들쑥날쑥한 제구는 리듬과 방향성의 문제로 보인다. 자신만의 일정한 리듬이 있어야 하는데, 이의리는 좋을 때와 아닐 때 편차가 크다. 리듬이 일정치 않으니 이른바 직진성도 떨어진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하는 요인 중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발끝부터 무릎, 골반, 가슴, 시선을 거쳐 손끝으로 이어지는 방향성이다. 커맨드가 좋은 투수는 포수 미트를 향한 몸의 방향성이 거의 일정하다.

역투하는 놀린
KIA 외국인 투수 션 놀린은 부상 복귀 후 안정적인 하체 힘을 바탕으로 커맨드를 회복해 역투 중이다. 광주 | 연합뉴스

이런 점에서 부상 복귀 후 매경기 진화하는 션 놀린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두 달가량 재활한 덕(?)에 체력을 비축할 시간을 번 것도 호투 원인이겠지만, 하체가 안정되면서 들쑥날쑥하던 방향성이 일정해졌다. 손끝 감각이 좋아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놀린은 방향성을 회복한 뒤 잃었던 커맨드를 되찾았다. 복귀 후 아홉 차례 등판에서 삼진 48개를 솎아내는 동안 볼넷 17개를 내줬다. 평균차잭점은 2.32으로, 부상 전 3.53(8경기)보다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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