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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 감독.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준비된 지도자’ 이정효(47) 감독이 광주FC를 1년 만에 승격으로 인도했다.

이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36경기를 치른 시점에 K리그2 우승 및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했다.

올시즌 광주는 말 그대로 압도적인 팀이었다. 전력 평준화가 이뤄진 무대에서 군계일학이었다. 현재 23승9무4패 승점 78을 확보하며 2위 FC안양(63점)에 15점 앞선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4월23일 선두에 오른 이후 5개월간 단 한 번도 순위표 맨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결국 네 경기를 남겨놓고 조기에 우승을 차지했다.

광주의 우승 비결은 이 감독에게 있다. 올해가 사령탑 1년 차인 이 감독은 선수단을 주무르는 유연한 리더십과 뚜렷한 전술적 색깔로 광주를 K리그2 최강의 팀으로 만들었다. 이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면서도 때로는 부드럽게 선수들을 격려하며 한 시즌간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팀을 이끌었다. 여기에 “우리의 목표는 K리그2 우승이 아니라 K리그1에서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라는 구호로 영리하게 동기부여를 했다. 선수의 기량과 성향에 따라 디테일하게 자신의 의도를 주입시켜 팀의 완성도를 올리는 전술가적 면모도 선보였다. 강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제압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한 시즌 내내 유지했다.

준비된 지도자의 힘이다. 이 감독은 스타가 아닌 실력 있는 지도자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줬다. 이 감독은 축구인 중에서는 비교적 유명한 인물은 아니다. 대표 경력도 없고 현역 땐 부산 아이파크를 대표하는 선수이긴 하지만 대단한 스타는 아니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우대받는 국내 축구 환경에서 오직 실력으로만 승부한 지도자다.

이 감독의 최대 힘은 경험이었다. 이 감독은 전남 드래곤즈와 광주FC, 성남FC,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코치로 6년간 경험을 쌓았다. 특히 2016년부터는 남기일 현 제주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사단으로 함께 일했다. 남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총 세 번의 승격을 이끈 젊은 명장이다. 이 감독은 남 감독 옆에서 승격을 보좌했다. 남 감독 지근거리에서 조력자로 함께했고, 그의 노하우를 배우기도 했다. 여기에 자신만의 색깔을 추가하며 확실한 리더십을 구축했다. 사령탑 1년 차에도 뚜렷한 지도 철학으로 광주를 이끈 원동력이었다.

이 감독은 지금도 끝 없는 향상심으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남은 네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 2017년 경남FC(79점)가 기록한 K리그2 최다승점을 뛰어넘는다는 구상이다.

선수단에 변화가 아예 없진 않겠지만 이 감독이 이끄는 광주가 2023년 K리그1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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