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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익산=윤세호기자] 눈부신 도약이다. 캠프 기간 마지막 선발 한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투수가 포스트시즌 토종 에이스로 올라섰다.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대표팀 후보군에 포함돼 메이저리그(MLB) 타자들을 상대한다. 후반기 눈부신 호투를 펼친 것을 발판 삼아 최고 무대에 서는 LG 좌투수 김윤식(22)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8일 MLB 올스타 투어에 나설 KBO리그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MLB 올스타 투어는 내달 11일부터 15일까지 4경기가 열린다. 11일에는 NC, 삼성, 롯데가 연합한 팀 KBO가 MLB를 상대하고 12일과 14, 15일에는 10구단 연합 팀 코리아와 MLB와 맞붙는다.
단순히 MLB와 격돌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이듬해 3월에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초전이다. 한국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이번에 팀 코리아 지휘봉도 잡으면서 MLB 투어가 젊은 투수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BC 대표팀 선발에 앞서 WBC와 흡사한 수준의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들의 모습이 평가기준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젊은 투수 입장에서 MLB 타자들을 상대하고 WBC에 나가는 것과 그냥 WBC에 나가는 것은 크게 차이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젊은 좋은 투수들이 나오고 있다. WBC는 신구조화와 세대교체를 두루 이룰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 감독이 예고한대로 김윤식 외에도 정우영, 소형준, 곽빈, 문동주 등 5년차 이하 젊은 투수들이 처음으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신인 문동주의 승선, 그리고 김윤식이 김광현, 양현종, 구창모 등 특급 왼손들과 함께 자리한 점이 인상적이다. 김윤식은 올시즌 23경기 114.1이닝을 소화하며 8승 5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8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윤식이 선발진 한 자리를 든든히 지키면서 LG도 일찍이 2위를 확정지었다. 캠프까지만 해도 손주영, 임준형과 5선발 한 자리를 두고 경쟁했으나 실력으로 당당히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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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지현 감독도 김윤식이 한국야구를 대표하게 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류 감독은 지난 18일 익산에서 진행된 KT와 교육리그에 앞서 “어제 문자를 받았다. 윤식이가 포함 돼 깜짝 놀랐고 기분도 아주 좋았다”고 웃으며 “그만큼 우리 팀 밖에서 평가도 좋다는 뜻 아닌가. 이강철 감독님도 윤식이의 가능성과 좋은 점을 봐주셨다는 부분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대표팀에 들어가면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나도 현역시절 대표팀에서 많은 경험을 했는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정말 잘 된 일”이라고 재차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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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꾸준히 대표팀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 LG지만 선발투수 자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봉중근과 차우찬이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둘다 L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투수는 아니다. LG 토종 선발진 약점을 메운 것을 시작으로 세계최고 MLB와 마주하게 된 김윤식이다.
한편 류 감독은 채은성의 엔트리 합류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작년부터 1루수를 준비하는 큰 다짐을 했다. 담당인 김민호 코치님과 은성이가 함께 땀흘리면서 이룬 성과”라며 “은성이가 1루로 가면서 우리 팀 포지션 정리가 됐고 대표팀에도 나가게 됐다. 이 또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LG는 김윤식 채은성 정우영 외에 고우석 유강남 오지환 김현수 박해민까지 10구단 중 가장 많은 8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