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52주 신저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재난 대응 부실 논란까지 불거진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이날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증시 개장 첫날 카카오가 공매도 폭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공매도량은 141만6977주로 공매도가 가능한 모든 코스피200 종목 중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도 673억8563만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위를 차지했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으로, 주로 고평가된 종목이 공매도 대상이 된다. 이런 종목은 악재가 터질 경우 주가에 빠르게 반영돼 하락세를 맞는다.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사람은 더 싼 가격에 해당 주식을 다시 매입해 빌린 주식을 갚고 시세 차익을 올릴 수 있다.

공매도 물량이 두 번째로 많은 종목도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뱅크로 112만4745주가 몰렸다. 하루 거래대금은 183억7319만원으로 삼성전자(374억5106만원), SK하이닉스(320억3528만원), LG에너지솔루션(238억6029만원)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 일주일(17∼21일) 동안 공매도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카카오뱅크(354만7627주)와 카카오(343만1658주)가 각각 1위, 3위였다. 두 번째로 공매도량이 많은 삼성전자(347만7923주)는 수량에서는 카카오뱅크·카카오와 비슷했으나,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은 4.99%로 카카오뱅크(19.02%)·카카오(12.20%)와 차이를 보였다.

증권가는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가 카카오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에 미칠 영향이 이용자 이탈보다는 정부의 규제 논의에서 촉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일 플랫폼 사업자가 다수의 인터넷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어 피해 영역이 상당히 넓었다는 점에서 집중화 리스크가 부각됐다”며 “플랫폼 산업 전반의 독과점 폐해가 거론되며 전방위 규제 압박이 커져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트래픽 감소는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톡을 대신할 메신저가 부재하기 때문”이라며 “규제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으나,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며, 데이터센터 관련 비용이 증가할 수 있으나 이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