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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첫 스릴러 장르이자 첫 악역이었다. 내 낯선 모습에 배우로서 만족한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자백’의 주인공 소지섭은 2년 여 기다린 작품의 완성도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좀처럼 감정표현을 안하는 그로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소지섭 자신도 이 작품에 애정이 깊다는 의미기도 하다.
‘자백’은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가 원작이지만 뼈대만 가져왔을 뿐 내용과 결말은 한국적으로 변경했다. 영화는 유망 스타트업 대표인 유민호(소지섭 분)가 호텔 방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한다. 그는 승률 100%의 변호사 양신애(김윤진)를 별장에서 만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알리바이를 만들어간다.
‘자백’은 특별한 액션이나 배경, 볼거리 없이 두 배우의 빼어난 심리전만으로 105분을 꽉 채운다. 과거를 털어놓는 남자, 그 과거를 쫓으며 무죄의 근거를 만들어내는 여자, 연기경력 도합 53년의 두 배우는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두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 모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 다만 소지섭이 연기한 유민호는 극 초반부터 아내의 회사 직원인 세희(나나 분)와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로 설정돼 있다. 2년 전 17세 연하의 방송인 출신 조은정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아직 신혼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소지섭인만큼 이런 이미지조차 의외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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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욕먹을 마음의 준비는 어느 정도 마쳤다. 다만 이전까지는 드라마 이미지 때문인지 악역이나 스릴러 작품 출연 제안이 거의 없었다. 내가 주로 연기한 캐릭터에 흥미가 떨어질 때 즈음 ‘자백’ 대본을 받았다. 엔딩을 달려가는 힘과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좋은 영화란 인상을 받았다.”
촬영 기간 내내 유민호에 푹 빠져 살다보니 연기적인 성취감과 정신적인 부담을 동시에 안았다. 그는 촬영 기간 동안 악몽에 시달렸다며 “실제로 꿈 속에서 누군가에게 쫓기기도 하고 타인을 때리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김윤진에 대해서는 경외감을 드러냈다. 또 불륜녀로 호흡을 맞춘 나나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윤진 선배가 대본을 통으로 다 외워온 모습에 충격 받았다. ‘이거 어설프게 준비하면 완전 밀리겠는데’라고 생각하며 자극 받았다. 나나는 이번 작품으로 새롭게 보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연기할 때 눈을 보면 빠져들 것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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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촬영이 한창이던 무렵 열애설이 보도됐던 방송인 조은정과는 촬영 뒤 부부의 연을 맺었다. 소지섭은 “행복하다. 결혼 뒤 불면증도 사라지고 심리적으로 성숙해진 느낌이다. 결혼을 강하게 추천한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 ‘숲속의 작은 집’에 출연할 때만 해도 탄수화물 하나 없이 쇠고기 구이와 야채로 식사를 마치며 엄격한 식단관리를 했던 그다. 하지만 함께 밥상을 마주하는 ‘식구’가 생기자 식단관리에도 여유를 뒀다.
소지섭은 “내가 다이어트한다고 함께 식사를 못하니 미안하더라. 지금은 비성수기에는 80K대까지 살을 찌운다. 너무 타이트한 식단관리가 건강에도 안 좋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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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통해 생긴 여유는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소간지_51’이란 이름으로 계정을 생성하고 자신의 흑역사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과거 패션브랜드 ‘스톰’ 모델시절 사진이나 소와 마주보고 있는 사진, 어린 시절 모습 등 다소 엉뚱하면서도 유머넘치는 피드에 팬들도 폭발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KBS2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이후 ‘소간지’란 별명이 생겼다. 예전에는 싫었는데 18년 정도 ‘소간지’로 살다보니 익숙해진 것 같다. 멋있는 사진만 올리기보다 팬들과 추억할거리를 재미있게 나누려고 한다.”
소지섭은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가족과 나이 듦에서 오는 여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남자배우로서 나이가 든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오히려 40대는 다소 어정쩡한 나이같다. 더 나이들 어 자유롭게 많은 모습을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피프티원케이, 롯데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