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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제대로 된 실전은 소화하지 못했지만 이강인(21·마요르카)은 일단 카타르로 향한다.
이강인은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 26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9월 논란에도 그를 선택하며 월드컵 멤버로 받아들였다.
이강인의 승선 가능성은 반반인 것처럼 보였다. 지난 9월 이강인은 소속팀에서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A매치 2연전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선발까지는 아니어도 교체로 활용법을 찾을 만했지만 벤투 감독은 그에게 단 1분도 허락하지 않았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이강인을 그 정도로 쓰지 않은 벤투 감독의 선택은 논란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로 인해 그의 승선 여부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벤투 감독은 일단 이강인을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강인은 기술이 좋은 게 장점이다. 이전보다 발전이 있었기에 최종 명단에 뽑았다. 언제 활용할지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 경기를 해봐야 한다. 월드컵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어렵다”라며 뽑은 배경, 활용법에 대해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강인은 지난해 3월 한일전 이후 A매치에 나선 적이 없다. 1년8개월 동안 벤투 감독, 그리고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실전에서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이 기간 A매치 실적이 없는 선수는 26명 중 이강인이 유일하다. 서드 골키퍼인 송범근 조차 지난 7월 동아시안컵에 출전했다.
훈련으로도 어느 정도 조직력을 만들어갈 순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선 호흡이 얼마나 맞을지 예상하기 힘들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킬 예정이었다면 벤투 감독이 지난 9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이강인이 조별리그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벤투호의 베스트11은 어느 정도 고정적이다. 포메이션이 달라져도 벤투 감독이 그리는 그림의 변화 폭은 넓지 않다. 아이슬란드와의 월드컵 전 마지막 A매치에서 스리백을 사용했으나 공격 쪽 조합에 큰 변화는 없을 듯하다.
결국 이강인이 출전 기회를 얻는다면 경기에서 지는 가운데 공격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 될 것이다. 대표팀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뛰어난 기술, 정확한 킥을 보유한 그는 경기 흐름을 바꿀 조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단 한번의 실전없이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를 소화하는 것에 리스크가 따른다. 이강인뿐 아니라 그와 보조를 맞출 동료와도 관련한 숙제다. 이강인이 실전없이 카타르로 향하는 데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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