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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중학생 딸을 둔 김영신(44) 씨는 최근 걸그룹 뉴진스 팬인 딸이 명품 아이템을 사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딸이 뉴진스 혜인의 팬인데 혜인이 루이비통 앰버서더가 됐다며 지갑을 사달라고 했다”면서 “나도 첫 명품은 대학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샀고 지금은 제대로 된 명품 가방이 없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이 다 갖고 있다니 사줘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세계적인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K팝 스타들에게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면서 10대들의 명품 소비문화를 부추긴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아직 10대인 뉴진스 멤버 하니, 다니엘, 혜인이 각각 구찌, 버버리, 루이비통 앰버서더로 발탁된데 대해 학부모들은 물론 업계에서도 우려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뉴진스는 데뷔 이후 언론 쇼케이스, 콘서트 등을 통해 실력을 드러내기보다 대표와 소속사의 후광으로만 소개되고 있을 뿐인데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뉴진스의 행보는 이들보다 앞서 월드 스타덤에 오른 블랙핑크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았다. 블랙핑크는 데뷔 초창기 쇼케이스 대신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함께 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론에 첫선을 보였다. 당시 양 대표 프로듀서는 블랙핑크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블랙핑크는 채 여물지 않은 의사 전달과 미숙한 한국어로 당시 현장에 모인 기자들의 질책을 받았다. 단 한 번도 쇼케이스에서 자신있게 라이브를 소화한 적 없고 자신의 의사를 한국어 문장으로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블랙핑크의 모습에 대다수 취재진은 실망을 표했다

뉴진스는 아예 쇼케이스나 인터뷰를 통해 언론에 팀을 소개하는 순서를 배제하며 ‘프레스 패싱’을 시도했다. 대신 이들의 소속사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극소수 방송 등을 통해 팀을 홍보하는 시간만 가졌다.

결과적으로 뉴진스의 라이브 실력, 음반에 대한 이들의 생각과 정체성을 파악하는 게 요원해졌다. 대신 민희진 대표가 진두지휘한 이미지만 대중의 뇌리에 남았다.

명품 앰버서더 발탁 역시 블랙핑크와 유사하다. 다른 것은 시기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빅뱅 지드래곤과 블랙핑크 등 소속가수들이 명품 앰버서더로 활동했던 YG엔터테인먼트도 음악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멤버들이 성인이 된 뒤 명품 앰버서더 등 패션 쪽으로 영역을 넓혔다”며 “이제 갓 데뷔했고 아직 10대인 멤버들에게 명품 앰버서더 활동부터 시키는 건 가수는 물론 이들을 워너비로 삼고 있는 어린 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세계 최대의 사치품 소비자들은 상표를 사랑하는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가 세계최고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젊은 층의 명품 소비를 자극하는 환경 요인으로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K팝 스타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의 명품 홍보대사 활동 등을 들었다.

10대 K팝 스타들이 명품 앰버서더로 발탁되는 것도 명품 가격 인상의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K팝 스타들이 대거 명품 앰버서더로 발탁되는 것이 국격을 높인다는 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결과적으로 명품의 가격 상승에 일조하는 셈”이라며 “분기별로 가격을 올리는 명품의 가격상승 요인 중에 K팝스타가 있음을 소비자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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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어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