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WBC 대표팀 숙소 도착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1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대표팀 숙소인 웨스트워드 룩 윈덤 그랜드 리조트 앤드 스파에 도착하고 있다. 애리조나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아이러니하다. 미국 본토에서 캠프를 진행하는데 메이저리그(MLB)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없다. 소속팀 캠프에서 대표팀 캠프까지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선수도 있으나 오직 MLB 캠프에만 집중해야 한다. 15일(한국시간) 시작점을 찍은 2023 월드베이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당분간 내야수 부족에 따른 고민을 안을 전망이다.

대표팀은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대표팀 지정 숙소인 웨스트워드 록 윈덤 그랜드 리조트 앤드 스파에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그리고 호주, 괌, 일본 오키나와 등에서 출발한 선수들이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이후 처음으로 집결했다.

하지만 아직 완전체는 아니다. 선수 30명 중 2명이 빠졌다. 28명은 16일부터 애리조나 투산에서 훈련과 다섯 차례 실전을 치르지만 2명은 3월에나 합류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김하성, 세인트루이스 토미 에드먼은 2월까지 MLB 소속팀 캠프에서 시범경기까지 소화한 후 태극마크를 단다. 김하성은 애리조나, 에드먼은 플로리다에서 소속팀 캠프가 열린다.

김하성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오른쪽). 텍사스 | 연합뉴스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2017 WBC도 그랬다. 당시 대표팀 유일한 빅리거였던 오승환도 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2월 일정을 소화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플로리다에서 MLB 시범경기까지 치른 다음 WBC 1라운드 장소였던 고척돔을 향했다. 오승환은 시차 적응 여유도 없는 살인일정을 소화했는데 당시 한국 투수 중 가장 강한 공을 던졌다. 오승환의 활약이 없었다면 유일한 1승이었던 대만전 승리 또한 없었다.

다만 오승환은 대표팀 투수 13명 중 한 명이었다. WBC 이전에 실전을 치르는 데에 있어 오승환의 뒤늦은 합류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번 대표팀은 상황이 다르다. 김하성과 에드먼이 늦게 합류하면서 내야수 7명이 5명으로 줄었다. 1루수에 박병호와 강백호, 2루수에 김혜성, 유격수에 오지환, 3루수에 최정으로 내야진 구성은 가능하다. 그런데 1루 외에는 백업 멤버가 없다. 김혜성, 오지환, 최정 중 한 명이 컨디션 난조로 실전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내야진 구성이 불가능하다. 김하성과 에드먼, 그리고 김혜성 셋은 내야에서 다양한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인데 내야수 5명으로는 멀티 플레이어를 보유한 의미가 없다.

김혜성-박해민, WBC 대표팀 숙소 도착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박해민(LG 트윈스)이 1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대표팀 숙소인 웨스트워드 룩 윈덤 그랜드 리조트 앤드 스파에 도착해 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애리조나 | 연합뉴스

대표팀은 17일 NC전을 시작으로 20일 KIA전, 23일 KT전, 25일 KT전, 27일 LG전까지 애리조나에서 다섯 차례 실전에 임한다. 그리고 28일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3월 2일부터 고척돔에서 훈련한다. 김하성과 에드먼은 고척돔에서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앞으로 다섯 번의 실전에 대해 “일단 내야진은 오지환과 김혜성 위주로 갈 것이다. 그리고 타팀에 양해를 구해야 할 때는 양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 내야수 중 실전을 치르기 힘든 선수가 있다면 상대 팀에서 내야수를 빌리는 식으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 감독은 투수진 관리에도 신경 쓸 것을 강조했다. 그는 “컨디션에 따라 이닝도 체크하겠다. 상대팀 감독님과 상의해서 진행할 것이다. NC전도 강인권 감독님과 미리 통화를 했는데 이닝이 아니라 투구수에 맞춰 진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경기도 이렇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실전을 치르기 힘들 수 있으나 실전 감각 향상과 컨디셔닝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