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훈 이한범
FC서울 ‘젊은피’ 백상훈 이한범(왼쪽부터)이 최근 일본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시에서 진행된 팀의 2차 동계전지훈련 중 취재진과 인터뷰한 뒤 포즈를 하고 있다. 제공 | FC서울

[스포츠서울 | 가고시마=김용일기자] “김민재 형 경기는 다 봤다(이한범)”

“황인범 형, 레벨이 다르다. 나도 언젠간…(백상훈).”

최근 FC서울의 2차 동계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시에서 만난 ‘2002년생 젊은피’인 수비수 이한범과 미드필더 백상훈은 롤모델을 언급하며 의지를 다졌다.

‘명가 재건’을 노리는 서울 경쟁 구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은 물론, 23세 이하 대표팀(올림픽팀) ‘황선홍호’에 승선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는 것까지 새해 소망이 같다.

이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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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90㎝ 장신인 이한범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지난 시즌 하반기 무릎 부상 등으로 전열에서 이탈, 리그 23경기(1골1도움)를 뛰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는 “지난해 다친 상태에서 다급하게 실전에 복귀하려다가 잔부상이 많았다. 아파도 뛰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몸 관리의 중요성을 느낀 한 해”라고 말했다.

사실 이한범은 일본과 독일 일부 클럽에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스스로 서울에서 증명을 원했다. 그는 “형들은 나갈 수 있으면 나가라고 했는데,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K리그에서 더 쌓아서 도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 유스 출신 백상훈은 ‘중원의 기대주 중 한 명이다. ‘서울의 캉테’라는 별명처럼 폭넓은 활동량과 압박이 장점이다. 지난 시즌 ‘단기 임대생’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떠났을 때도 대체자로 꼽혔다. 그러나 10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그는 “내 단점은 판단 능력인 거 같다. 세밀한 플레이를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한범과 백상훈은 오는 9월 중국에서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세대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면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 돼 축구 선수로 더 다양한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김민재, 황인범도 나란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현재 유럽에서 활동 중이다.

다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 여파로 개최가 1년 연기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애초 23세 이하까지 출전할 수 있던 남자 축구 출전 연령은 24세로 바꿨다. 1999년생까지 뛸 수 있다. 그만큼 이한범과 백상훈은 더욱더 험난한 경쟁 구도를 뚫어야 한다.

백상훈은 “솔직히 아시안게임 생각 안 하는 건 거짓말이다. 다만 팀에서 잘해야 황선홍 감독께서 뽑을 명문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한범도 “리그를 잘 뛰는 게 우선이다. 무언가 보여줘야 황 감독께서도 뽑을 것이다. 뽑히면 목숨 걸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상훈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둘 다 진화를 바란다. 백상훈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올림픽팀 원전 친선 경기에 참여했다.

“또래와 경기하며 주도적으로 잘할 부분을 찾았다”고 말한 그는 “황 감독께서는 미드필더에게 확실한 역할을 주문한다. 난 박스투 박스인데 우선 팀에서 잘하는 데 포커스를 둘 것”이라고 했다.

이한범은 “황 감독께서는 중앙 수비수에게 빌드업보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란다. 파이터형이랄까. 사실 난 그런 유형이 아니었는데 안익수 감독, 김진규 코치께서도 모두 바란다. 강한 파이터형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웃었다. 실제 그는 올겨울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격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롤모델의 영상도 꼬박꼬박 챙겨본단다. 이한범은 “민재 형은 영리하고 예측 잘하고, 상대 공격수를 거칠게 다뤄 실수를 유발할 줄도 알더라”고 했고, 백상훈도 “밖에서 볼 때 인범이 형이 그라운드에서 쉽게 터닝하는 것 같지만 수준이 다르다. 시야나 여유, 그런 게 너무 좋다”며 선배에게 존경심을 품었다.

둘은 새 시즌 개막을 고대,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그리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