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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한국시간) KT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보 슐서가 김영현에게 체인지업 그립을 알려주고 있다.  제공 | KT 위즈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김민규기자]개인 훈련시간도 부족할 텐데 팀 동료를 위해 일일 트레이너를 자처한다. 투구 모습을 꼼꼼히 관찰한 후 자세를 교정해주고 그립이나 자신의 노하우도 전수해준다. KT 외국인 투수들의 모범적응기에 대한 얘기다. 이들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하며 스프링캠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KT의 새 외국인 투수 보 슐서(29)와 지난해 KT 가을야구를 이끌며 ‘왼손 에이스’로 거듭난 웨스 벤자민(30)이 주인공이다. 특히, 올해 빅리그에서 합류한 슐서는 순조로움에 더해 모범적인 한국 적응기를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의 매운 맛(?)을 즐긴다고 공언한 그는 특유의 유쾌함으로 캠프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후문.

아직은 한국 문화에 적응 중이지만 동료, 후배를 존중하는 마음은 같다. 그래서 틈틈이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더욱이 슐서는 훈련과 한국어 공부 등 바쁜 와중에도 훈련을 마친 후 개인 시간을 쪼개 팀 동료인 김영현(21)에게 투구 자세 등을 조언해 주는 등 트레이너로 나서고 있다.

27일(한국시간) KT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슐서는 개인 훈련을 마친 후 김영현의 투구 모습을 꼼꼼히 관찰하고 자세 등을 교정해 주거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21년 KT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아 KT 유니폼을 입은 김영현은 올해 첫 1군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 2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1차 평가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투구를 보였다. KT의 미래 투수 자원으로 눈도장을 찍은 것.

그러나 김영현은 첫 1군 캠프에 참가하면서 변화구, 제구, 패스트볼 등 자신의 강점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런 가운데 슐서가 트레이너를 자처해 도움을 준 것. 김영현의 투구를 지켜 본 슐서는 “지금 최고 구속이 140㎞ 중반이 나오지만 열심히 연습하면 150㎞까지도 던질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선수”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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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한국시간) KT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보 슐서가 김영현에게 체인지업 그립을 알려주고 있다.  제공 | KT 위즈

슐서의 조언을 들은 김영현은 “오늘 슐서에게 체인지업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슐서가 떨어지는 공을 던지고 싶은지, 휘는 공을 던지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보더니 그에 맞는 그립 방법을 알려줬다”며 “캠프 기간 동안 슐서가 선수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훈련 전에도 팀의 사기를 북돋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투수인 내겐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벤자민과 함께 많이 알려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KT의 확실한 왼손 에이스로 거듭난 벤자민도 KT의 핵심 불펜 김민수(31)의 트레이너를 자처하며 일대일 맞춤형 과외를 진행했다. 김민수가 비시즌 기간 구속향상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 무게를 올리고 체중 3㎏을 늘렸다는 벤자민의 얘기를 듣고 직접 찾아가 도움을 구하면서 과외가 시작된 것. 또한 벤자민은 김민수 외에도 다른 투수들의 훈련을 보조해주는 등 동료들의 기량향상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자신의 훈련성과를 공유하고 나누는 셈. 벤자민은 지난 24일 WBC 대표팀과의 1차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최고 구속 149㎞를 찍었다. 올해 더 강력해진 구위에 이강철 감독은 시즌 개막전 선발로 일찌감치 벤자민을 낙점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외국인 투수들의 모범적응기와 함께 유망주를 비롯한 KT 투수들의 강한 의지가 더해져 만들 동력이 올시즌 KT의 질주가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