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강예진기자] “준비했던 게 안 나와서 스스로 더 분했던 것 같아요.”

고재현(24)에게 올시즌은 쉽지 않다. 직전 2경기 무득점에 허덕이면서 맘처럼 풀리지 않는 시즌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더군다나 팀은 3경기 만에 무득점의 사슬에서 벗어났고, 그 경기서 멀티골을 터뜨렸음에도 팀은 패배를 떠안았기에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대구FC는 16일 DGB대구은행파크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광주FC와 7라운드 경기서 3-4로 패했다. 0-3으로 뒤진 후반 18분 고재현이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추격의 방아쇠를 당겼고, 15분 뒤 멀티골을 완성했다. 후반 36분에는 케이타가 동점골을 작렬하면서 3-3을 만들었지만 5분 뒤 광주 하승운에게 다시 역전골을 헌납하면서 승점을 눈앞에서 놓쳤다.

멀티골은 별개로 마음 한 켠에 무거운 고재현이다. 직전 대한축구협회(FA)컵서도 연장 혈투까지 그라운드를 밟았던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몸이 힘들기 보다는 경기서 이기지 못했을 때 멘탈적으로 더 힘든 듯하다. 간절하게 준비했는데 전반전에는 나오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어쨌든 프로는 팬들에게 결과로 보답해야 하는데 힘이 돼주지 못해 죄송스럽고 더 아쉽다. 더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는 꼭 올라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하는데, 힘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대구는 최근 세징야의 공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문전 결정력은 물론 찬스를 메이킹 할 선수의 부재에 고전 중이다. 공격수들도 같은 생각이다. 고재현은 득점력 부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눈물을 쏟아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터.

그는 “훈련할 때 더 집중하고자 했는데...”라면서 갑작스럽게 눈물을 훔친 뒤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시간 내서 와주신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겨야 하는데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더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크다. 고재현은 “경기장에 와주시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겨야 하는데 결과가 안 나오고 있다. 분하다. 잘해야 하는데 아쉬운 마음뿐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유는 있다. 대구는 지난해 12경기 무승에 강등권에서 허덕였다. 성적 부진으로 알렉산더 가마 감독이 자진 사퇴 후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탓이다. 고재현은 “작년에 힘든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그런 시간이 오지 않게끔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런 상황까지 가면 안될 것 같다. 그게 걱정이다”라고 했다.

최원권 대구 감독은 고재현의 이야기에 “뽀뽀라도 해주고 싶다”라면서 “매경기 안아주고 싶다. 재현이는 2군에서부터 올라와서 주축이 됐다. 꼭 필요한 선수 중 한 명이 돼서 뿌듯함을 느낀다. 더 도와주고 싶다. 고마운 선수다”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구는 오는 22일 대전 하나시티즌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우리가 어떤 팀을 두려워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해야 한다. 더 자신 있게, 그라운드에서는 간절하게 플레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