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성남=김용일기자] “프로 의식이 없다. 안타깝다.”

그야말로 ‘작심 발언’이다. 올 시즌부터 K리그2에 참가한 ‘신생팀’ 천안시티FC를 이끄는 박남열 감독은 지난 16일 성남FC와 정규리그 7라운드 원정에서 0-2로 완패한 뒤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

천안은 개막 이후 7경기에서 모두 패하면서 최하위에 몰려 있다.

박 감독은 팀이 이제 갓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전환했고, 열악한 스쿼드를 지녔지만 선수의 경기 자세를 문제로 꼽았다.

그는 ‘전패 결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뭐랄까. 우리 팀이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부족하다. 운동장에서 나오는 모습이 조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볼) 경합 상황에서 너무 쉽게 대처한다. 프로는 경쟁하는 곳이다. 그저 (출전) 기회가 오면 뛰는 게 아니고 팀 내에서 경쟁하면서 자기 것을 찾아야 한다. 그런 면이 부족한 것 같다”고 쓴소리했다.

박 감독은 성남전에서 선발로 내보낸 미드필더 윤용호를 전반 29분 만에 김현중으로 교체했다.

이를 두고서도 “경기력도 (문제가) 있지만 운동장에서 태도가…”라며 “그냥 (볼을) 빼앗기면 말고. 성의 없는 경기가 팀에 도움이 안돼서 과감하게 뺐다”고 했다. 이례적으로 특정 선수의 플레이를 공개 비판할 정도로 박 감독의 발언은 수위가 높았다.

박 감독은 경기 전 개막 이후 무승, 부진와 관련해 “나부터 조급한 마음은 있지만 선수에게 부담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최대한 선수의 마음을 보듬으면서 승리보다 ‘첫 승점 획득’에 목표를 두고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선수의 경기 자세가 어긋났다고 여긴 그는 성남전 직후엔 공개적으로 비판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천안은 성남을 맞아 슛 수에서 11-9로 앞서는 등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후반 30분과 39분 상대 ‘교체 요원’인 정한민, 데닐손에게 연속 중거리 포로 실점하며 패했다.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한 경기였지만 결정력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이 역시 “그런 게 프로 아니냐. 상대 작은 실수를 골로 연결하는 게 프로다. 다시 한번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은 17일 기준 리그 인터셉트 전체 1위(266개)를 포함해 주요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에 놓이는 등 나름대로 투쟁심을 발휘한 흔적이 있다. 그럼에도 박 감독이 ‘프로 의식’을 언급한 건 승부처에서 더 높은 집중력을 바라는 것이다. ‘최후의 충격파’와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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