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괜찮습니다. 괜찮아야죠.”

헤드샷 충격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KT 신본기(34)가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2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전날과 다름없이 훈련에 임했다. 수비와 주루훈련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목을 축인 뒤 곧장 배트를 챙겨들고 그라운드로 다시 나섰다. 괜찮으냐고 물었더니 무슨일 있었냐는 듯 “괜찮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전날 8회초 두산 이승진이 던진 시속 140㎞짜리 몸쪽 공에 머리를 맞았다. 충격에 헬멧이 벗겨졌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동안 누워 있었을 정도였다. KT 이강철 감독은 “맞는 순간 ‘큰일났다’ 싶었다”며 아찔한 표정을 지었다.

한동안 누워 컨디션을 체크한 그는 이내 툭툭 털고 일어나 주자로 나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 감독은 “머리에 공을 맞았는데 계속 뛰겠다는 의사를 보이더라. 그냥두면 안될 것 같아 벤치로 불러들였다”고 말했다. 황재균이 자신의 파울 타구에 발가락을 다쳐 재활 중이어서 내야수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본인이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면 눈 질끈 감고 계속 기용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이 감독은 “선수가 우선”이라며 잡아끌듯 신본기의 출장의지를 눌렀다.

통증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그래도 신본기는 “괜찮아야한다”며 씩씩하게 정해진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그리고 8번타자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피로가 쌓인 베테랑 박경수가 벤치워머로 남게됐다. 이날 2루는 이상호가 책임진다.

이 감독은 “소형준, 조현우 등은 오늘(22일) 투구 결과를 보고 1군 등록이나 다음 등판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5월 중순이면 부상자가 복귀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본기처럼 팀을 위해 통증을 참고 뛰는 선수들이 있어, 부상자도 서두르지 않고 착실히 재활할 여유가 있다. 악전고투 속 5할승률을 유지하는 KT의 숨은 힘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