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지상파 3사에 이어 tvN도 수목극 편성을 잠정 중단하면서 K콘텐츠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스포츠서울’ 취재 결과 tvN은 수목극 편성을 잠정 중단했다. 25일 tvN 관계자는 “최근 지상파 3사가 수목극 편성을 중단하는 등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이 변화했다고 판단돼 수목 블록을 보다 유연하게 편성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교양 등 다양한 장르가 편성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tvN은 이날 “수목드라마 ‘스틸러:일곱개의 조선통보’ 후속으로 김태호PD의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유랑단’이 다음 달 25일 첫 방송된다”고 밝혔다. 수요일 10시 30분대 편성은 미정이다.
이같은 tvN의 결정은 모기업인 CJ ENM의 재무상태가 악화된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미국 제작 스튜디오 ‘피프스 시즌’ 인수 이후 재무 상태가 악화됐고 TV광고는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97.8% 줄어든 11억원으로 관측된다.
복수의 드라마 제작사들은 “tvN이 최근 모기업 CJ ENM의 재정상태 악화에 따라 시청률이 저조한 수목드라마 블록을 폐지한다고 각 제작사에 통보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이미 tvN 수목극으로 편성을 받은 뒤 제작에 들어간 드라마도 있지만 tvN이 수목극을 폐지한다고 밝히면서 제작사들 역시 고심하는 모양새다. tvN 측은 톱스타급으로 출연자를 교체하면 월화극 편성을 고려하겠다는 대안을 전했다”고 귀띔했다.
앞서 지상파 채널이 수목극을 폐지한데다 공룡 케이블 채널인 tvN까지 수목드라마 편성을 보류하면서 K콘텐츠의 위기가 심화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 제작을 마쳤지만 편성을 받지 못한 K드라마가 약 80편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OTT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글로벌 OTT의 까다로운 요건을 맞추지 못할 경우 빛을 보지 못한 채 사장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정상태가 부실한 K콘텐츠 제작사들의 도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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