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대통령이 직접 올림픽 붐업을 언급했다. 축사를 통해 패럴림픽 출전선수단도 응원했다. 그러나 이번 동계 이벤트는 좀처럼 국민의 시선을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관심 저하가 아니다. 중계권 독점, 체육 행정의 무지, 그리고 정책 공백이 맞물리며, 올림픽·패럴림픽은 ‘그들만의 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2월5일~22일)은 지상파 3사 중계없이 치러진다. 단독 중계권을 확보한 JTBC와 그동안 코리아풀 체제를 유지했던 KBS·MBC·SBS의 재판매 협상이 결렬된 결과다.
겉으로는 ‘미디어 환경 변화’라는 포장을 씌었지만, 실상은 돈의 논리다.
JTBC는 5000~7000억원(추정치)에 이르는 중계권료를 감수하며 독점에 나섰고, 이를 다시 지상파에 고가로 되팔려 했다. 그러나 기존 코리아풀 관행과 수축한 광고 시장 여파로 지상파의 거부는 예견됐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결렬로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올림픽 종목 중심의 편성과 상업 논리가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에 그렇다. 더불어 패럴림픽은 더 뒷전으로 밀릴수밖에 없다.

문제는 방송 시장에만 있지 않다.
체육 정책을 책임지는 문체부의 무지와 무관심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조차 올림픽과 동계아시안게임을 혼동하는 발언이 오갔고, 정책 회의가 사실관계조차 정리되지 않은 채 흘러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림픽 관심 저하를 지적하며 붐업을 주문했지만, 정작 실무 책임자들의 인식 수준은 충격적이었다. 사우디가 반납한 국제대회조차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장면은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 전문성 붕괴를 상징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 스포츠 정책과 국민적 관심 회복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공허하다.

“부유한 나라일수록 올림픽에 관심이 없다”는 외교라인의 해석도 문제다. 올림픽을 단순 스포츠 이벤트로만 보는 편협한 시각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올림픽은 국가 브랜드, 관광 산업, 외교력 확장, 첨단 인프라 투자의 중심축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여전히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를 외면한 건, 책임 회피에 가깝다.
이 와중에 JTBC는 동계올림픽에 이어 하계올림픽, 월드컵 중계권까지 확보하며 독점 구조를 굳히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방송사의 모험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민적 스포츠 문화의 기반을 약화시킬 공산이 크다.
선수들이 인생을 걸고 준비한 무대는 흥행 논리 속에서 조용히 밀려나고, 국민적 공감대는 더 얇아질 것이다. 무리수를 둔 JTBC, 오만한 지상파 3사, 기본 개념조차 흔들리는 체육 행정, 그리고 정책적 비전 부재가 만든 복합 참사로 올림픽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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